"투명 디스플레이-T밴드 시곗줄…기계식 시계에 스마트 워치 더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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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종 카이로스 대표
예약판매로 13억 매출…국제 콘퍼런스에 기술 공개
MS와도 제휴 맺고 스위스 시계사와 협업 논의
예약판매로 13억 매출…국제 콘퍼런스에 기술 공개
MS와도 제휴 맺고 스위스 시계사와 협업 논의
“스위스 시계 산업은 애플워치로 곤경에 처할 것이다.”
애플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조너선 아이브 수석 부사장은 지난 9월 초 애플워치 발표를 며칠 앞두고 언론을 통해 이같이 호언했다. 스위스 최대 시계업체 스와치의 닉 하이에크 최고경영자(CEO)는 “시계는 기술이 팔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시계는 기능성을 뛰어넘어 사용자의 품격을 드러내는 명품 아이템이 됐다는 것이다.
애플 워치가 발매되지 않은 지금,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애플워치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스위스 시계산업의 주류로 자리 잡은 기계식 시계와 스마트워치가 공존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사용자가 두 종류의 시계를 한꺼번에 차고 다니는 것은 우스꽝스럽다. 번갈아 차는 것도 번거롭다. 이 딜레마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한국 스타트업이 있다. 스마트워치 제조업체 카이로스다.
◆기계식 시계+스마트워치
카이로스는 기계식 시계에 투명 디스플레이를 장착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평소에는 명품 기계식 시계로 보이지만 손으로 터치하면 투명했던 디스플레이가 스마트워치로 변하는 식이다. 그간 실험적으로만 소개되던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을 본격 도입한 카이로스워치는 지난 5월 홈페이지(www.kairoswatches.com) 예약 구매로 45일 만에 1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카이로스의 또 다른 무기는 스마트 시곗줄 T밴드다. 이 제품은 디스플레이 탑재 버전, 알림이 오면 숨겨져 있던 발광다이오드(LED)로 메시지를 알려주는 버전, 진동 기능만 갖춘 버전 등으로 나뉜다. 양선종 카이로스 대표(33·사진)는 “기존 웨어러블 산업은 스마트워치와 스마트밴드로 양분됐다”며 “이 둘을 절묘하게 융합해 기계식 시계와 스마트워치의 공존을 추구한 것이 T밴드”라고 설명했다. 카이로스는 T밴드의 디자인 특허를 포함해 8개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 T밴드는 4일부터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정보기술(IT) 콘퍼런스 ‘웹서밋 2014’에서 공개된다. 카이로스는 이번 행사에 참가한 2100여개 스타트업 중 톱10에 선정됐다.
◆열일곱부터 사업 시작해 7전8기
양 대표는 선교사였던 부모님을 따라 여덟 살 때 필리핀으로 건너간 뒤 캐나다와 미국에서 살았다. 캐나다 토론토대에 진학했지만 1년 만에 중퇴했다. 100개가 넘는 사이트를 제작하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닷컴버블이 터지면서 부도가 났다. 카이로스는 여덟 번째 창업이다.
그가 기계식 시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3년 지인에게 독일제 기계식 시계를 선물로 받으면서다. 이후 배터리 없이 팔목의 운동만으로 구동되는 기계식 시계의 신비에 매료됐다. 2011년 귀국한 양 대표는 아예 마케팅 컨설팅 회사를 차려 각종 스위스 시계 브랜드의 국내 마케팅을 도왔다. 스마트워치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2013년 8월 카이로스를 설립했다. 미국에 본사를 세우고 한국과 홍콩에 지사를 냈다.
양 대표는 “기존 시계의 틀은 유지하면서 스마트워치 기능을 결합하는 방식은 20조원에 달하는 기계식 시계 시장의 몰락을 막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카이로스는 이미 스위스 시계 업체 3곳과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도 기술 제휴를 맺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애플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조너선 아이브 수석 부사장은 지난 9월 초 애플워치 발표를 며칠 앞두고 언론을 통해 이같이 호언했다. 스위스 최대 시계업체 스와치의 닉 하이에크 최고경영자(CEO)는 “시계는 기술이 팔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시계는 기능성을 뛰어넘어 사용자의 품격을 드러내는 명품 아이템이 됐다는 것이다.
애플 워치가 발매되지 않은 지금,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애플워치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스위스 시계산업의 주류로 자리 잡은 기계식 시계와 스마트워치가 공존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사용자가 두 종류의 시계를 한꺼번에 차고 다니는 것은 우스꽝스럽다. 번갈아 차는 것도 번거롭다. 이 딜레마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한국 스타트업이 있다. 스마트워치 제조업체 카이로스다.
◆기계식 시계+스마트워치
카이로스는 기계식 시계에 투명 디스플레이를 장착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평소에는 명품 기계식 시계로 보이지만 손으로 터치하면 투명했던 디스플레이가 스마트워치로 변하는 식이다. 그간 실험적으로만 소개되던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을 본격 도입한 카이로스워치는 지난 5월 홈페이지(www.kairoswatches.com) 예약 구매로 45일 만에 1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카이로스의 또 다른 무기는 스마트 시곗줄 T밴드다. 이 제품은 디스플레이 탑재 버전, 알림이 오면 숨겨져 있던 발광다이오드(LED)로 메시지를 알려주는 버전, 진동 기능만 갖춘 버전 등으로 나뉜다. 양선종 카이로스 대표(33·사진)는 “기존 웨어러블 산업은 스마트워치와 스마트밴드로 양분됐다”며 “이 둘을 절묘하게 융합해 기계식 시계와 스마트워치의 공존을 추구한 것이 T밴드”라고 설명했다. 카이로스는 T밴드의 디자인 특허를 포함해 8개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 T밴드는 4일부터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정보기술(IT) 콘퍼런스 ‘웹서밋 2014’에서 공개된다. 카이로스는 이번 행사에 참가한 2100여개 스타트업 중 톱10에 선정됐다.
◆열일곱부터 사업 시작해 7전8기
양 대표는 선교사였던 부모님을 따라 여덟 살 때 필리핀으로 건너간 뒤 캐나다와 미국에서 살았다. 캐나다 토론토대에 진학했지만 1년 만에 중퇴했다. 100개가 넘는 사이트를 제작하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닷컴버블이 터지면서 부도가 났다. 카이로스는 여덟 번째 창업이다.
그가 기계식 시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3년 지인에게 독일제 기계식 시계를 선물로 받으면서다. 이후 배터리 없이 팔목의 운동만으로 구동되는 기계식 시계의 신비에 매료됐다. 2011년 귀국한 양 대표는 아예 마케팅 컨설팅 회사를 차려 각종 스위스 시계 브랜드의 국내 마케팅을 도왔다. 스마트워치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2013년 8월 카이로스를 설립했다. 미국에 본사를 세우고 한국과 홍콩에 지사를 냈다.
양 대표는 “기존 시계의 틀은 유지하면서 스마트워치 기능을 결합하는 방식은 20조원에 달하는 기계식 시계 시장의 몰락을 막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카이로스는 이미 스위스 시계 업체 3곳과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도 기술 제휴를 맺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