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위 제약사들의 실적이 지난 7월부터 도입된 ‘리베이트 투아웃제’ 여파로 동시에 악화됐다.

제약사 3분기 실적발표 결과를 보면, 동아에스티를 비롯해 대웅제약 한미약품 종근당 일동제약 등 전문의약품 비중이 높은 상위사의 실적이 대부분 나빠졌다. 반면 백신혈액제제 전문업체인 녹십자와 다국적 제약사의 오리지널 품목 비중이 높은 유한양행, 신약 ‘카나브’가 수출 호조를 보이는 보령제약은 실적이 개선됐다.

업계에서는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제네릭 비중이 높은 업체의 실적 부진과 직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상위 제약사들은 올초부터 공정거래자율준수프로그램(CP)을 도입, 대대적인 내부 단속에 들어갔다.

이런 분위기는 일선 현장의 영업활동 위축으로 이어져 실적 부진을 낳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아에스티의 경우 3분기 매출이 13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9% 줄어든 가운데 전문의약품은 18.7%가 줄어든 806억원에 그쳤다. 한미약품도 전문의약품 매출이 전년보다 4.3% 줄었다.

상위사들의 실적 부진과 달리 대원제약 유나이티드제약 환인제약 등 중위권 제약사들의 실적은 오히려 개선됐다. 한 상위 제약사 관계자는 “중위권 제약사는 여전히 과거 방식의 영업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생각지 못한 시장 왜곡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화학의약품 비중이 높은 상위사들의 전반적인 부진 속에 녹십자는 업계 최고수준의 실적을 달성했다. 국내외 독감백신 수요 증가에 힘입어 3분기에 매출 2824억원, 영업이익 516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 리베이트 투아웃제

리베이트 1회 적발 시 보험적용 일정 기간 정지, 2회 적발 시 해당 의약품을 보험 적용 대상에서 아예 삭제하는 제도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