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엔저 여파에 1930선으로 밀려났다. 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7.78포인트(0.91%) 내린 1935.19로 장을 마감했다.

간밤 미국 증시는 혼조세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주말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에 대한 경계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소폭 하락 출발했다. 이후 외국인의 '사자'와 기관·개인의 '팔자'가 맞붙으며 등락을 거듭했다. 그러나 외국인이 다시 매도로 돌아서면서 내림세로 방향을 틀었다.

엔화가치 하락 여파도 여전했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큰 폭으로 상승하며 113엔대로 치솟았다.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주요 수출주도 연일 내리막길을 걸았다. 현대차는 52주 신저가로 추락하며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주 일본이 추가 양적완화를 결정하면서 엔화가치 하락이 급격히 진행됐다"며 "엔저가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에 부담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수급 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 대외적인 악재로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 물량을 출회한 것도 부정적인 요인"이라며 "상승 모멘텀 약화로 그간의 반등폭을 반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이틀 연속 '팔자' 기조를 유지했다. 운수장비, 화학 업종 위주로 173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기관도 575억원 매도 우위다. 개인만 나홀로 353억원 순매수했다.

프로그램을 통해선 총 933억원 어치의 자금이 유입됐다. 차익거래는 10억원, 비차익거래는 923억원 순매수다.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했다. 특히 철강금속(-3.50%), 의료정밀(-2.95%), 화학(-2.39%), 건설(-2.15%) 등의 내림폭이 비교적 컸다. 전기가스(2.43%), 보험(0.80%), 증권(0.38%) 등은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내림세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1.46% 떨어진 121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3.13%), 현대모비스(-0.42%), 기아차(-0.20%) 등 자동차주 삼인방은 엔저 여파로 연일 하락했다. SK하이닉스(-1.25%), 포스코(-3.78%), 삼성전자우(-0.81%) 등도 떨어졌다. SKC는 4분기 부진한 실적 전망에 2.72% 추락했다.

반면 NAVER(0.27%), 신한지주(2.02%), 삼성생명(2.59%) 등은 상승했다. 한국전력은 3분기 호실적 기대감에 3% 넘게 뛰었다.

코스닥지수는 2% 가까이 급락했다. 전날보다 10.31포인트(1.87%) 떨어진 542.16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닥은 상승 출발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던 주가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규모 확대에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77억원, 181억원 어치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개인만 454억원 매수 우위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90원(0.36%) 오른 107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