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PGA투어 대만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박인비가 2일 대만 타이베이 미라마르GC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우승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LPGA투어 대만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박인비가 2일 대만 타이베이 미라마르GC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우승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골프 여제’ 박인비(26·KB금융그룹)가 미국 LPGA투어 대만챔피언십(총상금·200만달러)에서 시즌 세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박인비는 2일 대만 타이베이의 미라마르GC(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최종합계 22언더파 266타로 2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를 2타차로 제쳤다. 박인비는 시즌 3승으로 루이스와 다승 공동 선두가 됐다. 투어 통산 12승째.

◆루이스와 타이틀 경쟁 본격화

우승 상금 30만달러를 보탠 박인비는 시즌 상금이 213만4415달러로 불어나 상금랭킹 1위 루이스(248만달러)와의 격차를 좁히며 상금왕 3연패를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

박인비는 3년 연속 시즌 상금 200만달러를 돌파했다. 2012년 228만7080달러로 투어 데뷔 이후 첫 200만달러 이상을 벌며 상금왕에 오른 박인비는 2013년에는 245만6619달러로 2년 연속 상금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박인비는 상금왕 타이틀뿐만 아니라 올해의 선수상에서도 ‘역전 가시권’에 포진했다. 박인비는 이번 우승으로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 30점을 획득, 총 217점으로 루이스를 12점차로 따라붙었다. 루이스는 12점을 보태 229점이 됐다.

◆통산 상금 1000만달러 돌파 눈앞

박인비는 올해 안으로 통산 상금 1000만달러 돌파 가능성을 높였다. 2007년 투어 활동을 시작한 박인비는 한국 선수로는 최단 기간인 데뷔 8년, 179번째 대회 만에 985만8758달러를 벌었다. 앞으로 남은 3개 대회 중 다음주 열리는 미즈노클래식을 쉬고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과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챔피언십 2개 대회에 출전할 예정인 박인비는 15만달러를 추가하면 1000만달러를 채우게 된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 가운데 통산 상금 1000만달러를 돌파한 선수는 박세리뿐이다. 박세리는 데뷔 후 17년간 총 347개 대회에서 1252만7576달러의 누적 상금을 기록 중이다. 박세리는 데뷔 후 11시즌 만인 2008년에 1000만달러를 넘어섰다.

◆루이스와 챔피언조 맞대결서 완승

4타차 단독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박인비는 1, 2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합계 23언더파를 기록,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2001년 작성한 72홀 최소타 기록(합계 27언더파) 경신에 나서는 듯했다. 그러나 박인비는 8, 9번홀에서 연거푸 보기를 범하며 주춤했다. 9번홀(파 4)에서는 두 번째 샷이 물에 빠지는 위기를 맞았으나 ‘칩인보기’로 막았다. 동반 맞대결을 펼친 루이스는 1~3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낚으며 박인비를 1타차로 압박했다.

후반 들어 살얼음판 승부가 이어졌다. 루이스는 13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으나 16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으며 마지막 불씨를 되살렸다. 그러나 박인비는 17번홀(파3)에서 천금 같은 버디를 잡아내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합계 17언더파 3위를 기록해 세계 랭킹 1, 2, 3위가 대회 1, 2, 3위를 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리디아 고는 신인상 포인트 1517점을 획득, 남은 3개 대회 결과와 상관없이 이미림(884점)을 제치고 신인상을 확정지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