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무선사업(IM) 부문의 매출이 1년 만에 12조원이나 급감했다. 단기간에 워낙 큰 폭으로 매출이 하락해 삼성전자도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무선사업 부문 등은 31일 수원사업장에서 비상 경영회의를 열고 4분기 및 내년 경영 상황을 긴급 점검할 계획이다. 하지만 휴대폰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단기간에 뾰족한 해법을 내놓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 휴대폰 3분기 매출, 1년 만에 12조 줄었다
30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014년 3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작년 3분기 36조5700억원이던 무선사업 부문 매출이 올 3분기 24조5800억원으로 급감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6조7000억원에서 1조7500억원으로 5조원 가까이 줄었다. 이 기간 삼성전자 전체 매출(59조800억원→47조4500억원) 및 영업이익(10조1600억원→4조600억원) 감소의 대부분이 무선 부문의 부진에서 비롯됐다.

삼성전자는 이날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무선 부문의 실적 악화 이유로 “스마트폰 판매량은 소폭 늘었지만 중저가 제품 비중이 늘어나고 기존 모델 가격을 인하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반적으로 휴대폰 판매단가(ASP)가 낮아지면서 실적이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이명진 삼성전자 IR담당 전무는 “올 3분기 휴대폰 평균 판매단가는 190달러”라고 말했다. 이는 직전 분기 230달러에 비해 40달러가량 떨어진 것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도 이날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7920만대로 2분기 7450만대보다는 늘었지만 작년 3분기 8840만대보다는 줄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올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3억204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7% 성장했지만 삼성전자는 이 기간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시장점유율이 35%에서 24.7%로 하락했다.

김현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무는 “(중저가폰 위주로 재편되는)세계 스마트폰 시장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며 “업체 간 경쟁 심화로 4분기 무선사업의 실적 향방을 예측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고가폰 시장에선 애플, 중저가폰 시장에선 샤오미 화웨이 등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당분간 급격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실제 애플은 아이폰6 시리즈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고 중국 샤오미는 올 3분기 5.6%의 시장점유율로 LG전자 화웨이 등을 제치고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로 올라섰다.

TV 등을 맡고 있는 소비자가전(CE) 부문도 올 3분기 영업이익이 500억원에 그쳐 겨우 적자를 면했다. 다만 4분기에는 “TV 수요 증가로 3분기 대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게 삼성 측 설명이다.

그나마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대를 지킨 것은 반도체의 선방 덕분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DS) 부문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 호조에 힘입어 3분기에 2조3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3년 만에 무선 부문을 추월한 것으로, 4분기에도 메모리 부문의 실적 호조는 계속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주용석/전설리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