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고사이언스 622대 1 vs 현대에이블스팩 0.49대 1…공모주, 묻지마 청약서 '양극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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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株 몰리고 소형株 시들
삼성SDS·제일모직 상장 앞두고
기관·개인 '실탄' 아끼려는 듯
삼성SDS·제일모직 상장 앞두고
기관·개인 '실탄' 아끼려는 듯
공모주 청약에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정 종목은 수백 대 1의 경쟁률이 나타나고 있지만, 일부 종목은 청약미달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공모주시장에서 올 들어 벌어졌던 ‘묻지마 투자’ 현상이 사라지고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는 것으로 증권업계는 분석했다.
이달 공모를 진행한 7개 기업 가운데 2개는 일반 청약 경쟁률이 300 대 1을 넘어섰지만 2개는 청약 미달됐고, 2개는 희망공모가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29일 일반 투자가 대상 공모주 청약을 마친 3개 종목만 해도 청약 결과가 극명하게 갈렸다. 세포치료제 전문기업 테고사이언스의 일반 청약 경쟁률은 622 대 1을 기록했고, 청약 금액의 50%를 내야 하는 청약증거금으로 4474억원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같은 날 청약을 진행한 현대에이블스팩1호 경쟁률은 0.49 대 1에 그쳐 청약 미달이 발생했고, 교보위드스팩의 경쟁률은 8.89 대 1에 그쳤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를 공모주 시장의 양극화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대형주 공모에 투자금을 쏟아붓는 반면 차별화되지 않은 중소형주에서는 발을 빼고 있다”고 최근 공모주 시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올초부터 지난 8월까지만 해도 공모주 시장에선 대부분 종목이 수백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 성공을 이어갔다. 특히 오이솔루션(1253 대 1)과 트루윈(1018 대 1)은 1000 대 1을 웃도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8월엔 감마누가 1390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내며 올해 최고 경쟁률을 경신하기도 했다. BGF리테일(4조5789억원)과 쿠쿠전자(4조4632억원)는 시장의 관심을 끌며 4조원이 넘는 청약 증거금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변화가 시작된 것은 지난달 말부터다. 지난달 24~25일 진행된 데브시스터즈 청약에 4조원이 넘는 청약증거금(경쟁률 285 대 1)이 몰린 반면 같은 날 청약을 진행한 메디아나 경쟁률은 12.88 대 1로 꼬꾸라졌다. 이달 들어선 공모주 불패 신화가 무너졌다. 지난 13~14일에는 대우스팩2호의 청약 경쟁률이 0.49 대 1에 그쳤다. 올 들어 처음으로 실권주가 발생한 것. 이어 영우디에스피와 테라셈은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에 실패하며 당초 제시했던 희망가격 아래로 공모가를 낮추는 일까지 발생했다.
공모주 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던 지난 28일엔 슈피겐코리아가 1조8321억원의 청약증거금을 모으며 데브시스터즈 이후 청약 흥행을 알렸다.
조광재 우리투자증권 주식자본시장(ECM) 본부장은 “상반기엔 기업공개(IPO) 공모시장에 나온 종목이 적었지만 9월부터는 많은 종목이 시장에 나왔고 앞으로 많은 종목이 대기 중”이라며 “투자자들이 우량주만 골라 집중 투자하는 옥석 가리기를 연말까지 계속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올해 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삼성SDS와 제일모직이 청약을 앞두고 있는 것도 양극화를 촉진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삼성SDS와 제일모직 등 대어급 공모주 청약에 투자하려는 개인 투자자들은 ‘실탄’을 비축해둬야 하는 상황”이라며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지거나 고평가된 공모주에는 투자를 아예 접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이달 공모를 진행한 7개 기업 가운데 2개는 일반 청약 경쟁률이 300 대 1을 넘어섰지만 2개는 청약 미달됐고, 2개는 희망공모가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29일 일반 투자가 대상 공모주 청약을 마친 3개 종목만 해도 청약 결과가 극명하게 갈렸다. 세포치료제 전문기업 테고사이언스의 일반 청약 경쟁률은 622 대 1을 기록했고, 청약 금액의 50%를 내야 하는 청약증거금으로 4474억원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같은 날 청약을 진행한 현대에이블스팩1호 경쟁률은 0.49 대 1에 그쳐 청약 미달이 발생했고, 교보위드스팩의 경쟁률은 8.89 대 1에 그쳤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를 공모주 시장의 양극화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대형주 공모에 투자금을 쏟아붓는 반면 차별화되지 않은 중소형주에서는 발을 빼고 있다”고 최근 공모주 시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올초부터 지난 8월까지만 해도 공모주 시장에선 대부분 종목이 수백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 성공을 이어갔다. 특히 오이솔루션(1253 대 1)과 트루윈(1018 대 1)은 1000 대 1을 웃도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8월엔 감마누가 1390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내며 올해 최고 경쟁률을 경신하기도 했다. BGF리테일(4조5789억원)과 쿠쿠전자(4조4632억원)는 시장의 관심을 끌며 4조원이 넘는 청약 증거금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변화가 시작된 것은 지난달 말부터다. 지난달 24~25일 진행된 데브시스터즈 청약에 4조원이 넘는 청약증거금(경쟁률 285 대 1)이 몰린 반면 같은 날 청약을 진행한 메디아나 경쟁률은 12.88 대 1로 꼬꾸라졌다. 이달 들어선 공모주 불패 신화가 무너졌다. 지난 13~14일에는 대우스팩2호의 청약 경쟁률이 0.49 대 1에 그쳤다. 올 들어 처음으로 실권주가 발생한 것. 이어 영우디에스피와 테라셈은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에 실패하며 당초 제시했던 희망가격 아래로 공모가를 낮추는 일까지 발생했다.
공모주 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던 지난 28일엔 슈피겐코리아가 1조8321억원의 청약증거금을 모으며 데브시스터즈 이후 청약 흥행을 알렸다.
조광재 우리투자증권 주식자본시장(ECM) 본부장은 “상반기엔 기업공개(IPO) 공모시장에 나온 종목이 적었지만 9월부터는 많은 종목이 시장에 나왔고 앞으로 많은 종목이 대기 중”이라며 “투자자들이 우량주만 골라 집중 투자하는 옥석 가리기를 연말까지 계속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올해 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삼성SDS와 제일모직이 청약을 앞두고 있는 것도 양극화를 촉진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삼성SDS와 제일모직 등 대어급 공모주 청약에 투자하려는 개인 투자자들은 ‘실탄’을 비축해둬야 하는 상황”이라며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지거나 고평가된 공모주에는 투자를 아예 접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