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가구 수가 급증하면서 방송가 예능과 드라마에도 농촌 코드가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귀농·귀촌 가구는 2001년 약 900가구에서 2013년 3만2000가구로 10여년 사이에 30배 이상이 증가했다. 획일적인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생활 양식을 꿈꾸는 젊은 세대가 늘고, 은퇴 후 전원생활을 꿈꾸는 노년층의 열망이 합쳐진 것이다.

지난 17일 첫 방송된 케이블 TV tvN ‘삼시세끼’와 SBS 주말드라마 ‘모던파머’ 등은 이 같은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인기 프로듀서 나영석과 배우 이서진의 재회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삼시세끼’는 ‘자급자족 유기농 라이프’를 표방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서진과 택연이 강원 정선의 한 시골마을에서 농사짓고 밥을 해 먹는 내용이 프로그램 전부다. 도시적인 두 남자가 강원도 시골마을에서 동고동락하며 집 근처 음식 재료들을 활용해 세 끼를 해결하는 요리 프로그램이다.

제작사 CJ E&M은 방송 전 청년 농부들을 초청, ‘CJ 크리에이티브 포럼’을 열어 건강한 먹거리 만들기와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한 대담으로 이슈를 만들기도 했다.

tvN 관계자는 “최근의 귀농, 귀촌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과 관련해 ‘삼시세끼’도 건강한 슬로 라이프를 추구하는 흐름에 긍정적인 제안 점을 던져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에서도 오랜만에 농촌을 조명하고 있다. 18일 첫 방송한 SBS 주말드라마 ‘모던파머’는 음반제작비를 벌기 위해 일시적으로 귀농한 네 명의 록밴드 이야기를 담았다. 농촌에 정착해 배추농사를 짓고 마을 사람들과 교류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외형적으로는 코믹 로맨스물을 표방하고 있지만 극 중 최연소 여자 이장, 청년회장 등 실제 농촌에서 볼 법한 인물들이 등장하며 드라마를 풍성하게 엮어간다.

촬영도 농촌 마을인 경북 봉화의 한 마을에서 이뤄졌다. 주인공 이민기 역을 맡은 이홍기는 “사과, 밤도 따먹으면서 힐링하는 듯한 기분으로 배우들과 촬영하고 있어 1주일에 4~5일씩 머물러도 전혀 힘들지 않고 오히려 신이 난다”고 촬영 분위기를 전했다.

연출자 오진석 PD는 “차갑고 딱딱한 도시생활에 염증을 느낀 현대인들에게 귀농은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다”며 “농촌에 간 ‘무모한 청춘들’의 이야기를 통해 웃음과 열정의 메시지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장서윤 한경 텐아시아 기자 ciel@ten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