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휴가철 비행기 못 탄 여행株…주가 향방은
여행주(株) 어닝 시즌의 포문을 연 모두투어가 부진한 실적을 뱉어냈다.

3분기는 전통적인 여행업체 성수기이지만 모두투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뒷걸음질쳤다. 세월호 사태로 인한 소비침체가 3분기 실적의 발목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 세월호 여파에 3분기 영업익 역신장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모두투어는 3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한 435억원으로, 영업이익은 8.3% 감소한 81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지만 성수기에도 외형과 수익성이 부진했다.

실적을 끌어내린 주범은 패키지 상품이다. 세월호 사태로 공무원 단체 여행객이 줄어들면서 패키지 여행 상품의 수익성이 낮아졌다.

3분기 전체 송출객수는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36만7176명을 기록했다. 9월 여행 수요가 회복되면서 송객수가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예약이 가장 많이 들어오는 2~3개월 전에 세월호 사고가 발생, 초반 모객수가 부족했다.

평균판매단가(ASP)가 하락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해외 패키지 ASP는 102만원으로 6% 가량 낮아졌다. 모객수 부진으로 7~9월 상품가격을 할인 판매했기 때문이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초반 모객수가 부족하고, 일부 상품에 대한 할인 판매 등으로 ASP가 하락한 점은 아쉽다"며 "3분기 ASP 하락으로 매출 성장이 인원 성장에 비해 낮았다"고 설명했다.

연결 실적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 자회사 모두투어인터내셔널의 일본 관련 대손충당금(15억원) 탓에 영업이익이 역신장할 전망이다. 연결 영업이익 예상치는 지난 8일 84억원에서 22일 66억원으로 하락한 상황이다.

◆ 수익성 부진에도 증권가 "매수 기회", 이유는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모두투어에 대해 "3분기 수익성이 부진했지만 지금이 매수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4분기부터 실적 회복세가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모두투어의 패키지 영업은 4분기부터 본격적인 회복 구간에 진입한다"며 "동사의 2015년 주가순이익비율(PER)은 11배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매력이 높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12개월 선행 PER(시장 예상치 기준)은 2010년 이후 10~20배 수준에서 등락했다"며 "추가 하락 리스크는 제한적이지만 상승 가능성은 매우 높은 상태"라고 분석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모두투어의 4분기 예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한 411억원으로, 영업이익은 13.2% 늘어난 43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 패키지 송객 성장률은 두 자릿수를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4분기 일본 및 동남아 부문 기저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모두투어의 일본향 송객은 지난해 9월 방사능 우려로 급격하게 감소했고, 동남아향 송객은 지난해 10월 필리핀 태풍 피해, 11월 태국 반정부 시위를 계기로 역성장했다. 양호한 모객 실적으로 ASP 상승도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5년에도 기저효과 덕분에 성장이 기대된다"며 "2015년 별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1% 증가한 237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