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하이얼(靑島海爾)은 에어컨, 냉장고, 소형 가전제품 등을 만드는 기업이다. 홍콩에 상장된 하이얼전기 지분 46%를 보유한 모기업으로 하이얼그룹의 주력 계열사다.

하이얼그룹은 가전제품 사업이 여러 자회사로 분리돼 있다. 냉장고, 에어컨 등은 칭다오하이얼이 만들고 있고, 세탁기와 온수기 등의 제조는 하이얼전기가 맡고 있다. 그 밖에 TV, 컴퓨터, 휴대폰 등의 제품은 하이얼그룹 본사에서 생산하고 있다. 가전제품의 생산·판매 등이 여러 계열사로 분리돼 있어 원가 절감이나 시너지 효과 측면에선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시진핑 정부가 공기업 개혁을 최대 과제로 선정, 추진 중인 만큼 하이얼그룹의 계열사 간 사업 분담이 재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얼전기가 만들던 세탁기와 온수기, 본사에서 생산하던 TV, 컴퓨터 등을 칭다오하이얼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칭다오하이얼은 2009년부터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가전 분야 세계시장 1위를 점유하고 있다. 중국시장의 가전제품 수요가 급성장한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세계시장에서 저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시장 점유율의 급속한 성장에 힘입어 칭다오하이얼의 순이익률(매출 대비 순이익 비율)은 2007년 2.6%에서 작년 4.8%로 두 배 가까이 커졌다. 같은 기간 매출 역시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2년 이후 매출증가율은 매년 8%대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가전제품 시장이 연간 3~5%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높은 증가세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도 제품 고급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추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칭다오하이얼의 주가수익비율(PER·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것)은 2007년 40배에서 올 상반기 8.4배 수준으로 떨어졌다.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의 평균 PER이 11.4배인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과 성장성 대비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다.

칭다오하이얼과 국내 대표적 가전업체인 삼성전자, LG전자를 비교할 때 가장 주목할 부분은 배당수익률이다. 작년 배당수익률은 2.4%로 삼성전자(1.0%)와 LG전자(0.3%)보다 높다. 올해도 3% 초반의 배당수익률이 기대된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