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혁신을 일으킬 때 정부는 큰 틀을 만드는 역할을 맡고, 실천은 기업이 주도해야 합니다. 기업이 혁신의 주인공으로 성공하지 못하면, 결국 사회시스템 전체가 무너집니다.”

조 케저 독일 지멘스 회장(사진)은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스마트 기술과 인더스트리 4.0’ 강연에서 “인더스트리 4.0의 핵심은 디지털화를 통한 공정단계 축소와 생산성 제고”라며 이같이 말했다. 인더스트리 4.0은 독일이 제조업 혁신을 위해 생산현장에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시스템 등 정보기술(IT)을 접목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1박2일 일정으로 20일 한국을 찾은 그는 “한국은 지멘스가 진출한 212개국 중 8번째로 큰 파트너 국가며 앞으로 지멘스의 아시아·태평양 사업 중심지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 방문이 처음인 케저 회장은 1980년 지멘스에 입사한 후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거쳐 지난해 8월 회장에 취임했다. 167년 역사의 지멘스는 독일 제조업 경쟁력을 상징하는 기업으로 에너지와 헬스케어, 공공인프라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케저 회장은 한국과의 사업협력 강화도 약속했다. 그는 “지멘스는 최근 20년간 3억유로(약 4054억원)를 투자해 한국 사업을 확장해 왔다”며 “삼성물산과 한화건설, 현대건설 등 설계·구매·시공(EPC) 기업은 물론 한국 중소기업들과 해외 공동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케저 회장은 지난 20일 저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에너지와 헬스케어 분야 등을 중심으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