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큰롤에 다양한 심상 담았어요"
“앨범의 주제를 정하고 곡을 써본 적은 없어요. 얼마간 쓴 곡을 모아놓고 보면 일관된 주제가 보이더라고요. 이번에는 ‘사람의 마음’이었어요. 지고지순한 마음, 파렴치한 마음, 불안한 마음 등이 담겼더라고요. 누구나 겪어봤을 법한 감정들이죠.”

‘싸구려 커피’ ‘별일 없이 산다’ 등으로 잘 알려진 록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이 정규 3집 ‘사람의 마음’으로 돌아왔다. 음반과 동명의 타이틀곡을 비롯 모두 13곡을 담았다. 전작인 ‘장기하와 얼굴들’ 이후 3년4개월 만이다.

지난 13일 서울 합정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장기하(사진)는 “로큰롤 사운드에 충실한 앨범을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복잡한 리듬이나 응용적 사운드를 내세우기보다 간소한 요소들을 사용한 쉬운 로큰롤 음악을 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기타리스트 하세가와 요헤이(양평이형)도 “이번 앨범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소리를 빼는 것이었다”며 “소리가 하나씩 잘 들리고 질감도 더 느낄 수 있도록 만들려면 소리가 비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멤버들의 설명대로 음반은 과하게 기교를 넣지 않은 직선적 음악들로 채워졌다. 타이틀곡 ‘사람의 마음’은 지친 목소리로 ‘집에 가자’고 거듭 말하는 장기하의 보컬이 인상적이다. 라디오 DJ로 활동 중인 장기하가 청취자에게 들은 이야기와 그들에게 해준 이야기를 소재로 삼았다. 그는 “열심히 살고도 찜찜한 마음으로 귀가하는 이들이 많았는데 그들에게 ‘오늘 할 일은 다 잘 마치셨다. 일단 푹 주무시라’고 말하곤 했다”며 “마음이 지친 밤에 내가 나 자신에게 스스로 해주는 이야기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저희 음악이 듣는 분들에게 위안이 됐으면 좋겠어요. 누구나 가져봤음직한 다양한 마음을 담았으니 ‘이런 생각은 나만 하는 게 아니었구나’란 마음이 든다면 저희로선 좋을 것 같아요.”

이들은 앨범 발매를 기념해 오는 23일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대전, 대구, 전주, 부산에서 순회 공연을 한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