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내강'…드라마 '나쁜녀석들' 박해진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출연할 당시 처음에 하고 싶었던 역할은 신성록 씨가 연기했던 소시오패스 이재경 역이었어요. 이번 작품에서 사이코패스 역할을 만나니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하게 들더라고요.”

케이블TV OCN이 지난 4일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나쁜 녀석들’에서 천재 수학박사이자 사이코패스 기질을 지닌 이정문 역을 맡은 박해진의 말이다. 이 드라마는 형사, 조직폭력배, 연쇄살인마 등이 한 팀이 돼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 이색적인 내용이다.

SBS ‘별그대’ ‘닥터 이방인’에 이어 올해만 벌써 세 번째 드라마 출연이다. 1년에 한두 편 출연하기도 쉽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그만큼 그에게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현장에서 만난 박해진은 편안한 얼굴 속에서도 긴장감이 묻어났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사이코패스에 대해 깊이 연구하게 됐어요. 이정문은 흔히 생각하듯 극악무도한 사이코패스라기보다 사이코패스적인 성향이 있는 일반적인 사람이란 게 보다 정확한 표현이에요. 누구나 어느 정도는 사이코패스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는데 다만 얼마나 그런 면이 많은지가 관건입니다.”

이정문을 연기하기 위해 영화 ‘드라이브’의 라이언 고슬링과 ‘추격자’의 하정우 모습을 참고하면서 절제된 액션과 눈빛이 살아있는 표정을 배웠다고 한다.

“‘닥터 이방인’에서는 맏형이었는데 이번에는 촬영장 막내예요. 형들한테 귀염을 받고 있어요. 하하. 가족 드라마나 멜로물 등을 주로 하다가 스릴러에 처음 도전하다 보니 많이 긴장됐는데, 일단 촬영장이 재미 있어서 편하게 연기하고 있어요.”

그는 중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류스타다. 중국 후난위성TV에서 그가 주연한 드라마 ‘멀리 떨어진 사랑’을 올해 안에 방송할 예정이고, 중국 드라마 ‘남인방2’ 촬영도 앞두고 있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전 소속사와의 분쟁으로 3년간 공백기를 가진 데 대한 아쉬움 때문이다.

“대외적으로 본의 아니게 좋지 않은 일이 생겨 3년간의 공백이 생겼어요. ‘그 시간만큼 더 열심히, 쉼없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 항상 머릿속에 있어요. 솔직히 힘에 부치기도 하지만 좋은 대본을 만나면 무조건 출연합니다. 좋은 작품을 받으면 ‘내가 언제 또 이런 좋은 작가, 감독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을까’ 싶거든요.”

그는 자신에게 악성 댓글을 남긴 네티즌들과 함께하는 봉사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8월 악성 댓글을 무차별적으로 남긴 네티즌들을 고소했다가 취하하고 함께 봉사활동을 하기로 결정했다.

“문제가 됐던 댓글을 읽으면 ‘과연 내가 그분들 얼굴을 볼 수 있을까’란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그분들은 큰 의미를 가지고 댓글을 달았다기보다 술안주처럼 별 생각 없이 썼을 것 같아요. 얼굴을 보고 편하게 대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런 일은 비슷한 사례로 고통받는 연예인들에게도 참고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장서윤 한경텐아시아 기자 ciel@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