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 상승세가 확연히 꺾인 모습이다. 미국 다우지수만 해도 그동안 기세 좋게 사상 최고치를 계속 경신해오다가 지난달을 정점으로 하락세로 반전해 17,000선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3일 연속으로 하루에 1% 안팎씩 오르내리는 등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공포지수(VIX지수)가 다시 치솟아 지난 2월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 여파로 어제 일본을 비롯 한국 홍콩 등 아시아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는 간신히 1940선을 지켰지만 지난 5월 이후 최저치다. 7월30일 연중최고치(2082)에 비하면 두 달여 만에 14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외국인이 빠져나가는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한다. 이달에만 한국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이 10억달러 이상으로 추산돼 대만 등의 두 배를 넘는 실정이다.

글로벌 증시의 동반조정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진작부터 예고됐던 바다. 국제결제은행(BIS)이 미국 유럽 등 중앙은행의 과잉 유동성 공급이 거품을 만든다며 ‘위험한 행복’을 경고했던 것이 지난 6월 말이다. 유로존 경기가 빨리 회복되기 어렵다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미 중앙은행(Fed)의 양적 완화 종료는 더욱 그렇다. 한국 등 신흥국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이탈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차원에서 달러가 미국으로 환류하는 것은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었다.

더구나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같은 간판기업들조차 줄줄이 어닝쇼크다. 사내 유보금 과세로 배당을 늘리는 것은 처음부터 증시대책이 될 수 없었다. 배당재원이 부족한데 배당에 민감한 외국인들이 주식을 들고 있을 이유가 없다. 기업이 없으면 시장도 없다. 증시대책은 그 점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