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12년 신년사를 통해 “각 계열사는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기업경쟁력을 더욱 고도화해 나가야 한다. 주력부문은 10년 후를 내다본 관점에서 핵심역량을 개발해야 한다. 기업의 미래 성장성을 냉철한 잣대로 평가하고 원점에서부터 사업구조를 합리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은 건축자재 사업 등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동시에 △석유화학 분야 경쟁력 강화 △태양광 다운스트림(발전사업 등) 분야 다각화 △첨단소재 분야 육성 등 3대 사업에 핵심 역량을 집중해 그룹의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해 나가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쟁력이 없거나 시너지가 부족한 사업 부문은 과감히 매각, 석유화학과 태양광 사업 부문의 수직계열화를 강화함으로써 관련 사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한화L&C 건재부문과 제약회사인 드림파마를 매각했으며, 호주 태양광업체 엠피리얼을 인수했다.

한화그룹 주력 제조 계열사인 한화케미칼은 선택과 집중 원칙에 따라 최근 석유화학회사 KPX화인케미칼을 인수했다. 지난 1일자로 회사명을 한화화인케미칼로 변경했고 현광헌 한화케미칼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번 인수합병(M&A)은 최근 일부 계열사 매각과 신규 사업 인수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제조 분야에서 핵심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구조 개편의 일환이다.

KPX화인케미칼은 수요 부진으로 2011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현재 3개의 TDI 공장 가동을 정지한 상태다. 한화케미칼은 인수 이후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려 내년 중 모두 가동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연간 4000억원의 매출을 추가로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KPX화인케미칼이 갖고 있는 16만㎡의 유휴 부지를 활용해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케미칼은 지난 4월 3억4000만달러의 해외주식예탁증서(GDR)를 발행, 3535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부채비율을 180%대에서 160% 초반으로 낮췄다. GDR은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유상증자를 할 때 주식 대신 발행하는 증서로, 한화케미칼의 GDR은 싱가포르증시에 상장돼 있다. 한화케미칼은 또 제약회사인 드림파마를 1945억원에 매각해 자금을 확보했다.

또 자동차 및 전자 소재를 중심으로 한 첨단소재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설비 증설과 해외 업체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