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눈] '떨어지는 칼날' 코스피…지수 하단은 어디?
'셀 코리아(sell korea)' 여파로 코스피지수가 7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있다. 8월까지 순매수 기조를 보인 외국인은 9월 중순 이후 순매도로 확 돌아섰다.

가파른 달러화 강세와 상품가격 하락 등 이머징 마켓의 매력도 감소, 국내 수출주(株)의 가격 경쟁력을 좌우하는 '슈퍼 엔저' 그리고 7일 삼성전자 잠정실적부터 시작될 업종 대표주의 실적 우려 등이 '셀 코리아' 이유다.

증시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의 하단으로 1900~1930선을 예상하고 있다. 단기 과매도 분위기로 인해 기술적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1930선 부근에서 적극적인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입을 모았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 순매도 전환으로 두 달 이상 유지해오던 2000선이 붕괴, 주간 기준(9월26일~10월2일)으로 3%가까운 하락률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금융, 전기전자, 증권 등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 업종을 팔아치워 약 일주일 동안 3240억 원 이상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다만 전반적인 외국인 매도 규모는 지난달 중순 이후 1조5000억 원 수준으로 제한적이라는 것. 시장 전체의 리스크 자체가 위기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노주경 현대증권 투자정보팀 연구원은 "최근 지수의 단기 낙폭이 커진 이유는 이전과 달리 기관투자자, 특히 연기금의 지수 방어 의지가 약하기 때문"이라며 "연기금이 지난 2주 동안 634억 원 가량 순매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주 삼성전자의 실적 가이던스 발표를 전후로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실적 변수와 글로벌 악재가 상존해 변동성 확대 여부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격조정보다 기간조정 국면이 좀 더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KDB대우증권은 기간조정의 마무리 단계로 1950선을 제시했다.

이 증권사 기술적분석팀 김정환 연구원은 "코스피의 박스권이 한 단계 밑으로 내려왔는데 연말로 갈수록 본격적인 수익률 게임에 들어갈 것"이라며 "그 만큼 업종과 종목을 압축시켜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는 연말까지 1950~203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음식료, 섬유의복, 의약품 등 내수 관련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코스피의 저점을 1930선으로 내놨다.

오 팀장은 "2011년 이후 박스권 국면에서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위기 패턴의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해 왔다"면서 "2013년 6월 위기 패턴에서 코스피는 PBR 0.93배에서 저점을 형성했었다"고 전했다.

이를 현재 코스피에 적용하면 1934포인트 수준이라는 것. 그는 "현재 지수를 감안하면 추가 지수 조정 시 적극적인 주식비중 확대가 유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10월 발표될 주식시장 활성화 대책과 이익회복을 염두에 두면 조정 시 1차 비중 확대 업종은 은행, 증권, 유통, 건설 등 내수 경기민감주라는 게 오 팀장의 분석이다.

1900선까지 미끄러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하나대투증권 주식전략팀 이재만 연구원은 "코스피 공매도 금액 비중이 극단적인 수준(0.37%)까지 늘어나고 현재 PBR이 최저 수준인 1.05배(현재 1.09배)까지 낮아지는 1900~1930선에서 적극적인 주식비중 확대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금액 비중은 0.32% 정도다. 2012년 이후 두 차례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단기적으로 추가적인 수급 악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

이 연구원은 "1950~2000선 안에서는 분할 매수 전략을 시도해도 될 구간"이라며 "11~12월 중 미국 쇼핑시즌, 4분기말 국내 이익사이클 개선에 대한 기대로 순환적인 반등이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관측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