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경기장에서 30일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한국과 태국의 4강전에서 장현수(가운데)가 전반 42분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은 2일 오후 8시 열리는 결승전에서 북한과 만난다. 연합뉴스
문학경기장에서 30일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한국과 태국의 4강전에서 장현수(가운데)가 전반 42분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은 2일 오후 8시 열리는 결승전에서 북한과 만난다. 연합뉴스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에서 36년 만에 ‘남북 대결’이 성사됐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0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4강전서 전반 41분 이종호의 헤딩 선제골과 전반 45분 장현수의 페널티킥 추가골에 힘입어 태국을 2-0으로 제압했다.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결승에 오른 한국은 지독한 4강 징크스도 털어냈다. 한국은 1990년 베이징 대회 준결승에선 이란에 연장전 골든골을 허용해 무릎을 꿇었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 4강에선 우즈베키스탄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였지만 0-1로 패했다. 1998년 방콕 대회 때는 태국에 연장전 골든골을 허용하며 무너졌고 2002년 부산 대회 때는 이란, 2006년 도하 대회 때는 이라크에 져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북한은 이날 앞서 열린 경기에서 이라크를 연장 끝에 1-0으로 누르고 결승에 선착했다. 북한은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됐던 이라크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전후반 90분 동안 득점이 나지 않은 경기는 연장으로 이어졌고, 연장 전반 5분 북한의 정일관이 프리킥으로 결승골을 기록했다.

36년 전 방콕 대회에서 열린 ‘남북 대결’에선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당시 한국은 차범근 허정무 등 걸출한 스타 플레이어들을 앞세워 대회 첫 금메달을 노렸고 북한도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 진출 이후 최고 전성기를 구가하며 우승을 목표로 내세웠다. 하지만 양팀은 패배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맥 빠진 경기로 일관했고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당시엔 승부차기 규정이 없어 양팀이 금메달을 나눠 가졌다.

2006년 도하 대회에선 8강에서 한국이 3-0으로 이겼다. 4년 전 광저우 대회에선 1차전에서 북한이 1-0으로 승리했다. 결승전은 2일 오후 8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