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억 아시아인의 축제…인천 아시안게임 개막…대한민국 금빛물결 출렁인다
‘45억 아시아인의 축제’인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이 19일 오후 6시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아시아드 주경기장의 성화는 내달 4일까지 16일간 타오른다. 이번 대회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소속 45개국 선수들이 모두 참여하는 첫 ‘퍼펙트 아시안게임’이다. 총 참가 선수 및 임원이 1만4000여명에 달한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만큼 대한민국 선수단 규모도 역대 최대다. 선수 831명, 본부임원 60명, 경기임원 177명 등 총 1068명으로 구성됐다.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90개 이상을 획득해 5회 연속 종합 2위 자리를 지킨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우승은 1982년 뉴델리 대회부터 줄곧 1위를 독차지한 중국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1986년 서울 대회 때 금메달 1개 차이로 중국에 1위를 내줬지만 2002년 부산 대회에선 금메달 격차가 50개로 벌어졌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0년 만에 2위를 노리는 일본이 한국의 경쟁 상대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유치가 결정된 일본은 이번 대회를 6년 뒤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한 시험무대로 보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2위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일본은 지난 세 차례 대회 때 수영과 유도 종목에서 강세를 보였지만 육상에서 중국과 중동세에 밀려 고전했다. 중국은 897명, 일본은 717명의 선수를 출전시킨다.

북한은 김영훈 북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대표단 및 선수단 273명을 보냈다. 북한 응원단 파견이 끝내 무산된 것은 아쉽다. 북한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 280명 규모의 여성 응원단을 보내 남한 관중은 물론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45억 아시아인의 축제…인천 아시안게임 개막…대한민국 금빛물결 출렁인다
인천 아시안게임에는 총 36개 종목에 금메달 439개가 걸려 있다. 올림픽 종목 28개와 비올림픽 종목인 야구, 볼링, 크리켓, 카바디, 공수도, 세팍타크로, 스쿼시, 우슈 등 8개 종목을 더했다. 광저우 대회 42개 종목, 금메달 476개에 비해 규모가 줄었다.

한국 선수단은 효자종목인 사격에서 첫 금메달을 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런던 올림픽 2관왕에 빛나는 진종오(KT)가 선봉에 나선다. 지난 9일 세계선수권대회 50m 권총 본선에서 34년 만에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운 그는 20일 50m 권총에서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국이 금메달 90개 이상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라이벌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해야 한다. 아시안게임 수영 개인 종목에서 2회 연속 3관왕을 차지한 박태환(인천시청)은 ‘숙명의 라이벌’ 쑨양과 물러설 수 없는 승부를 펼친다. 최근 쑨양이 박태환을 향해 한국어로 “올해 인천에서 제 기록에 도전해보시죠”라며 도전장을 던지는 TV 광고를 찍어 두 선수의 맞대결은 대회 전부터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박태환과 쑨양은 자유형 200m, 400m, 1500m 등에서 격돌할 전망이다.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노리는 손연재(연세대)의 라이벌은 중국 선수 덩썬웨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에서는 손연재가 우승, 덩썬웨가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같은 해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결선에서는 덩썬웨가 4위, 손연재는 5위를 기록했다. 올시즌 처음 맞대결을 펼친 지난달 던디월드컵에서는 손연재가 3위, 덩썬웨가 7위를 차지하면서 전세가 다시 역전됐다.

‘도마의 신’ 양학선(한국체대)은 북한의 체조영웅 리세광과 ‘남북 도마 대결’을 펼친다. 도마에서 가장 높은 난도인 6.4 기술을 두 개나 구사하는 건 양학선과 리세광뿐이다. 단체 종목에서도 한국 축구는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를 예선전부터 만나고, 야구는 껄끄러운 상대인 대만을 넘어서야 정상에 오를 수 있다.
개·폐막식이 열리는 주경기장
개·폐막식이 열리는 주경기장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리는 개회식은 임권택 감독이 총감독, 장진 감독이 총연출을 맡았다. 한류스타 싸이, 엑소(EXO)와 세계적인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이 공연을 펼친다. 탤런트 장동건, 이영애도 무대에 오른다. 고은 시인이 헌정한 시 ‘아시아드의 노래’에 곡을 붙여 소프라노 조수미와 인천 시민합창단이 열창한다.

경기장은 모두 48곳이다. 개·폐회식이 열리는 인천 서구 연희동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은 총 6만1818명을 수용한다. 인천 지역 이외 경기장은 목동 야구장(야구), 화성종합경기타운(농구·축구), 안양호계체육관(볼링), 하남미사리 카누경기장(카누), 고양체육관(펜싱), 안산와스타디움·고양종합운동장(축구), 안산상록수체육관(배구) 등 12곳이다. 인천뿐 아니라 국내 각지에서 대회가 열리는 만큼 아시아 전역에 한국을 홍보할 절호의 기회라는 분석이다.

김영수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장은 “한국의 자랑인 IT(정보기술)를 바탕으로 ‘스마트 아시안게임’을 준비했다”며 “참가자들은 모바일 기기 등을 통해 경기 상황과 결과, 주변교통과 맛집 등을 한눈에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