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PGA투어 메이저대회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가 1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미국 LPGA투어 메이저대회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가 1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미래 세계 ‘넘버 원’의 스윙을 구경하자.’

미국 LPGA투어 에비앙챔피언십 우승자이자 국내 최강자 김효주(19·롯데)가 16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김효주의 팬클럽인 ‘슈팅스타’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임직원 등이 몰려나와 김효주의 쾌거를 축하하고 꽃다발을 건넸다. 방송사들은 귀국 인터뷰를 현장 생중계하는 등 수십여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김효주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김효주는 18일 경기 안산시 대부도의 아일랜드CC(파72)에서 개막하는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을 준비하기 위해 휴식도 없이 17일 연습라운드를 한다.
< 퍼팅 ‘담금질’ >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 프로암 대회가 열린 16일 지난해 우승자 김세영(오른쪽 세 번째) 등 참가 선수들이 경기 안산시 아일랜드CC에서 퍼팅연습을 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 퍼팅 ‘담금질’ >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 프로암 대회가 열린 16일 지난해 우승자 김세영(오른쪽 세 번째) 등 참가 선수들이 경기 안산시 아일랜드CC에서 퍼팅연습을 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내년부터 미 LPGA투어서 뛴다

김효주는 내년부터 미국 LPGA투어에서 활동하기로 했다. 물 흐르는 것처럼 부드러운 리듬으로 교과서적인 스윙을 하는 김효주의 ‘명품 샷’을 국내에서 보는 것도 올해가 마지막이 될 전망이다.

김효주는 미국 무대 진출에 대해 “워낙 갑자기 한 우승이라 아직 생각해보지 못했다”며 “우선 하반기 국내 대회에 전념하면서 주위 분들과 충분히 상의한 뒤 미국 진출 시기를 정하겠다”고 말을 아꼈지만 내년 시즌부터 미국에서 뛰는 것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효주와 함께 입국한 코치 한연희 전 골프국가대표 감독은 “미국으로 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효주의 어머니 최성휘 씨(59)도 “원주에서 하는 일을 조만간 정리할 생각”이라며 “효주의 언니가 국내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어 아빠와 효주만 미국으로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와 협의해 계약 1년 연장

김효주의 미국행 변수는 후원사 롯데와의 계약이다. 다음달로 2년 만기가 된다. 협의를 거쳐 1년 연장하는 옵션계약이 붙어 있어 후원 관계는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

김효주는 2012년 10월 롯데와 계약을 맺으면서 연 5억원의 계약금에다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받기로 했다. 성적 인센티브 계약은 우승하면 상금의 50%를 받고 2~5위는 30%, 6~10위는 20%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김효주는 우승하면 70%, 2~5위를 하면 50%를 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김효주는 이번 에비앙챔피언십 우승상금인 48만7500달러의 70%를 인센티브로 받는다. 여기에 투어 지원금이 별도로 책정돼 있다. 롯데가 미국 LPGA투어 롯데챔피언십을 개최하고 있어 김효주의 미국행을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택시비로 200만원 썼어요.”

김효주는 대회가 열린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파리까지 택시로 이동했다고 한다. 원래 항공 편을 이용할 예정이었으나 현지 항공사가 파업해 일정에 차질을 빚은 것이다. 김효주는 “한 번에 가는 게 편할 것 같아 택시를 탔다”며 “7시간을 달려 택시비 200만원이 나왔는데 힘들여 번 돈을 아깝게 쓴 것 같다”면서도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그는 “비행기에서 푹 자서 피곤함을 모르겠다”며 “오늘 여기 들어와 많은 카메라를 보니 우승했다는 실감도 더 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1라운드에서 61타를 친 그는 그날 경기에 대해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다. 치면 붙고 들어간다는 말처럼 신들렸다고밖에 할 수 없다”며 즐거워했다. 하지만 “좋은 성적을 낼 때를 보면 꼭 컨디션이 100%는 아닌 것 같다”며 “이번 대회를 점수로 매기자면 80점”이라고 냉정히 답했다.

김효주의 팬클럽 슈팅스타 회원 10여명은 플래카드를 들고 나와 열렬히 환영했다. 광주광역시에서 올라온 50대 최모씨(여)는 “팬클럽 회원이 1600명 정도 된다”며 “이번주 열리는 메이저대회 메트라이프·한경 KLPGA챔피언십에서도 대대적인 응원전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주는 역대 KLPGA 한 시즌 최다 상금인 8억원을 돌파했지만 아직 다승왕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올 시즌 3승을 올렸지만 다승 부문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다. ‘역전의 여왕’ 김세영(21·미래에셋)과 YTN·볼빅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이정민(22·비씨카드)이 이번 대회에서 시즌 세 번째 우승을 노린다. 김효주와 이정민, 김세영은 올해 대회 1라운드에서 같은 조에 편성돼 샷 대결을 벌인다.

인천공항=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