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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마을] 당신은 오늘 몇 장의 종이를 만졌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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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컵 쓰고, 휴지로 닦고, 서류 읽고…

    종이의 역사
    니콜라스 A.바스 베인스 지음 / 정지현 옮김 / 21세기북스 / 524쪽 / 2만7000원

    페이퍼 엘레지
    이언 샌섬 지음 / 홍한별 옮김 / 반비 / 322쪽 / 1만8000원
    미국 메릴랜드 칼리지파크에 있는 국립공문서보관소. 정부의 모든 활동은 기록이자 역사로 남는다. 21세기북스 제공
    미국 메릴랜드 칼리지파크에 있는 국립공문서보관소. 정부의 모든 활동은 기록이자 역사로 남는다. 21세기북스 제공
    종이는 문명의 증거자다. 인류는 바위나 점토판에 글자를 새기다 종이를 쓰면서 많은 지식을 전승할 수 있었다. 문명 같은 거창한 말이 아니어도 현대인의 삶에서 종이는 어디든 빠지지 않는다. 종이컵에 담긴 커피, 종이로 포장된 샌드위치, 직장에서 하루 종일 만지는 서류와 메모지들….《종이의 역사》와《페이퍼 엘레지》는 우리가 막연히 알고 있던 혹은 잘 몰랐던 종이의 세계로 이끄는 안내서다.

    [책마을] 당신은 오늘 몇 장의 종이를 만졌습니까?
    《종이의 역사》를 쓴 니콜라스 A 바스베인스는 탐사보도로 이름을 떨친 언론인 출신 문화역사학자다. 그는 2000년 전부터 종이를 만들어 온 중국과 종이 제조 장인들이 활동하는 일본, 최첨단 제지 기술이 발달한 미국 등 여러 장소를 넘나들며 종이의 역사를 되돌아본다.

    종이는 중국 한나라 환관 채륜이 105년께 만든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원전 2세기에도 사용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중국에서 처음 만든 종이는 나무껍질 안쪽의 부드러운 섬유질과, 낡은 어망, 넝마 등에서 모은 삼을 합쳐 만들었다. 이를 깨끗이 씻고 물에 불렸다가 두드려 미세한 펄프로 만들고 고운 죽처럼 만든 뒤 천으로 만든 스크린에 올려 말리면 종이가 된다. 현대 제지 방식과 큰 차이가 없다. 중국에서 개발된 종이 제조 기술은 동쪽의 한국과 일본으로, 서쪽으로는 아랍 국가를 통해 유럽으로 전파된다.

    책에서 주목하고 있는 종이의 용도 중 하나가 위생이다. 미국 뉴욕의 세스 휠러가 1800년대 후반 절취선이 있는 롤 종이로 특허를 받으면서 화장지가 보급됐다. 테네시주 병원 감염내과 과장이었던 월터 T 휴즈는 화장지가 “대변과 손 사이에 물리적인 장벽이 돼준다는 것이야말로 대변-경구 접촉으로 감염되는 질병을 예방해준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여성들의 필수품인 생리대도 마찬가지다. 생리대는 여성의 외부 활동을 자유롭게 만들어 이들이 사회적 역할을 추구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책의 마지막 장은 2001년 9월11일을 다룬다. 두 개의 건물이 무너지면서 엄청난 양의 종이가 하늘을 뒤덮었다. 현장에서 발견된 종이들은 로펌의 팩스, 은행 입금전표 등 불과 몇 분 전까지 일하고 있던 사람들이 만진 ‘살아있는 종이’였다. 그러나 테러 때문에 종이의 생명도 같이 사라졌다. 한 장의 쪽지엔 ‘84층 서쪽 사무실에 12명이 갇혀 있다’고 쓰여 있었다. 생사의 기로에서 남긴 작은 종이 한 장은 사람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한다.

    [책마을] 당신은 오늘 몇 장의 종이를 만졌습니까?
    《페이퍼 엘레지》를 쓴 영국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이언 샌섬은 “아주 장황한 방식으로 종이의 죽음이 과장됐음을 보일 것”이라고 선언한다. 그는 자신의 책을 ‘종이 박물관’에 비유한다. 종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책부터 지도, 결혼 증명서, 보드게임, 건축설계도 등 삶 곳곳에서 쓰인 종이를 책 안에 전시했다.

    종이야말로 건축과 예술을 발전시킨 공신이다. 컴퓨터가 발달해도 종이처럼 생긴 화면에 뭔가를 그린다는 점은 바뀌지 않는다. 저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남긴 6000장의 노트는 그가 그린 것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며 “다빈치는 종이 위에서 생각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종이를 통해 사고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두 책을 함께 놓고 읽다 보면 상당히 비슷한 구석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종이의 역사》는 저널리스트의 글답게 성실한 취재가 돋보이며,《페이퍼 엘레지》는 글에서 위트가 느껴진다. 두 책이 말하고자 하는 점도 비슷하다.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종이 위에서 만들어진 것이기에 종이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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