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게임 영상 공유 사이트 ‘트위치’를 9억7000만달러(약 9900억원)에 인수한다고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2009년 12억달러가 들어간 온라인 신발 쇼핑몰 자포스 인수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아마존의 인수합병 거래다.

201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범한 트위치는 이용자들이 게임 플레이 영상을 공유하는 사이트다. 회원은 5500만명, 하루 접속자는 700만명에 달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은 게임의 e스포츠 대회가 미국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고, 다른 사람의 게임 플레이 영상을 보는 것이 일상화되면서 트위치의 가치도 계속 높아졌다. 지난 5월에는 구글이 트위치와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게임 영상을 보는 것은 세계적인 현상이 돼가고 있다”며 “5500만명의 이용자를 가진 트위치는 아마존이 앞으로 게임 커뮤니티를 위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마존은 최근 들어 부쩍 게임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2월 ‘킬러 인스팅트’란 게임으로 유명한 게임 개발사 더블 헬릭스를 인수했고, 4월 ‘파이어 TV’ 셋톱박스를 내놓을 때는 게임 컨트롤러를 옵션으로 제공했다.

게임 영상을 보는 사람은 게임을 구입해 플레이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기 때문에 아마존이 게임 제작·판매에 트위치를 활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비디오 게임기 ‘엑스박스원’과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4’도 트위치의 라이브 게임 방송 기능을 이용하고 있다.

아마존 인수로 트위치의 독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게이머들의 지적에 에밋 쉬어 트위치 CEO는 “아마존은 트위치 커뮤니티의 가치와 장기적인 비전을 믿고 있다”며 “인수로 인한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