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그늘'…자영업자 소득 크게 둔화
세월호 참사 여파로 지난 2분기 가계소득과 소비지출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다. 내수 침체로 취업자 증가율이 떨어졌고 여행과 음식 관련 소비가 감소한 탓이다.

다만 소득 증가율보다 소비지출 증가율이 크고, 실질적인 가계 씀씀이를 보여주는 평균소비성향도 높아져 경기 회복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통계청의 ‘2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15만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늘었지만 지난 1분기(5.0%)에는 크게 못 미쳤다. 소비자물가 상승 요인을 제외한 실질소득 기준으로 따지면 1.1% 증가한 것으로 이 역시 1분기(3.9%)보다 3분의 1 이상 낮다.

구체적으로는 가계소득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근로소득 증가율이 5.3%에서 4.1%로 떨어졌다.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74만명 증가했던 취업자 수가 2분기에는 47만명으로 뚝 떨어졌다.

대부분의 자영업자 소득으로 잡히는 가계의 사업소득 부문은 세월호 참사 직격탄을 맞았다. 증가율이 전기(3.2%)보다 큰 폭 떨어진 0.7%에 그쳤다. 자영업자 수는 전년 동기보다 1만4000명 감소했다.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액도 247만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1분기(4.4%)보다 1.3%포인트 낮은 수치다. 음식·숙박부문(6.1%→4.9%)과 오락·문화 부문(7.6%→6.7%) 증가율이 둔화된 탓이 크다. 모두 세월호 참사 여파와 직결된 지출 항목들이다.

수학여행 취소로 수학여행비가 포함된 기타교육비는 26.0%나 감소했다. 국내 단체 여행비도 18.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사 영업정지로 통신사 가입비 지출이 감소해 통신부문 지출은 5.8% 줄었다. 자동차 구입비도 12.2% 늘긴 했으나 1분기(30.3%)보다는 낮았다.

자동차 판매량은 9만4000대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 신차가 잇따라 출시된 영향도 있지만 지난해 자동차 소비가 크게 준 것에 따른 기저효과로 분석됐다. 2분기 가구당 비소비지출(사회보험료 등)은 77만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했다.

그러나 2분기 평균소비성향은 73.3%로 0.2%포인트 올랐다. 평균소비성향은 세금과 이자 등 비소비지출을 빼고 남은 처분가능소득 중 얼마를 썼는지를 나타내주는 지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로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됐지만 2분기 가계지출이 소득보다 더 빨리 증가하고 평균소비성향이 올라 경기 회복의 긍정적인 신호도 보였다”고 설명했다.

세종=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