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6월 휴대폰 불법 보조금 경쟁을 벌인 통신 3사에 600억원가량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1일 전체회의를 열고 SK텔레콤에 371억원, LG유플러스와 KT에 각각 105억5000만원과 107억6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방통위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를 시장과열 주도사업자로 판단해 과징금을 각각 30%, 20% 가중하는 대신 이번 보조금 경쟁에 대한 별도의 영업정지 처분은 하지 않기로 했다.

방통위는 이와 함께 3월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에 내렸던 1주일간의 영업정지 시행 시기도 확정했다. LG유플러스는 추석 연휴 직전인 이달 27일부터 9월2일, SK텔레콤은 연휴 이후인 다음달 11일부터 17일까지 신규 가입자를 모집하지 못한다.

이 기간은 공교롭게 삼성전자가 ‘갤럭시알파’ 등 스마트폰 신제품 판매를 시작하는 시기다. 다음달 삼성전자와 애플 등 세계 1·2위 스마트폰 업체들은 일제히 신제품을 공개하고 판매에 들어간다. 삼성전자는 갤럭시알파와 ‘갤럭시노트4’를, 애플은 ‘아이폰6’를 내놓는다. 영업정지 기간은 갤럭시알파 발매 시기와 겹칠 전망이다.

통신사들은 물론 대리점 판매점까지 신제품 특수를 놓치게 돼 울상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이번 영업정지 결정으로 통신사 대리점 판매점 삼성전자 등이 신제품 발매 특수는 물론 추석 특수도 누리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다행히 갤럭시노트4와 아이폰6 발매 시기는 피할 것으로 보인다. 두 제품은 다음달 말 또는 10월 초 판매에 들어간다. 방통위는 두 제품의 발매 시기를 고려해 영업정지 기간을 예상보다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사 영업정지 기간과 스마트폰 신제품 발매일이 겹친 것은 올 들어 두 번째다. 방통위는 올 들어 두 차례 통신사들의 영업을 정지시켰다. 영업정지 기간이 번번이 신제품 판매 개시 시기와 맞물린 것이다. 통신 3사는 지난 3월13일~5월19일 순차적으로 45일씩 영업정지를 당했다. 갤럭시S5는 3월27일 국내시장에서 발매됐다. 세계 동시 발매일이 4월11일이었지만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 영업기간에 갤럭시S5 판매를 시작하기 위해 국내 판매 시기만 당긴 것이다.

그러나 영업정지 여파로 통신사들은 물론 대리점 판매점도 갤럭시S5 판매 개시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소비자들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통신사를 통해 신제품을 살 수 없어 불편을 겪었다. 삼성전자도 갤럭시S5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해 타격을 입었다.

업계에서는 다음달 보조금 과열 경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영업정지 기간에 대개 보조금 대란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10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발효를 앞두고 통신사들이 점유율을 굳히기 위해 보조금을 투입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안재석/전설리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