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교회음악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이탈리아 작곡가 조반니 피에를루이지 다 팔레스트리나의 ‘교황 마르첼리 미사’(1567)는 재위 22일 만에 타계한 교황 마르첼로 2세를 기념하는 곡으로 알려져 있다. 기본적으로 6성부의 무반주 합창인데 덜 복잡한 대위법을 구사한 덕분에 마치 화성음악처럼 들린다. 장단조 체계가 확립되기 이전에 작곡돼 우리 귀에 익숙하지 않은 선법음계에 의하지만 그럼에도 천상에서 펼쳐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