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것보다는 맨 처음 것이 낫다.’

한화L&C 기업문화를 요약한 문장이다. 선도자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실제 한화L&C에는 최초가 많다. 국내 최초로 PVC(폴리염화비닐)를 생산했고,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조립식 창호를 만든 것도 한화L&C다. 이들 제품은 지금도 한화L&C의 든든한 사업 밑천이 되고 있다. 회사명도 이런 뜻을 갖고 있다. L&C는 새로운 생활문화공간을 창조하는 기업이라는 ‘Living & Creative’란 뜻이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화를 주도해 새로운 기업문화를 창조한다는 ‘Leading & Challenging’의 의미도 함께 들어가 있다.

한화L&C는 지난달 한화그룹에서 분리됐다. 내부적으로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에 속해 있을 때는 회사 전체가 소재에 중점을 둬 건자재는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창의적 기업문화와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건축자재 시장에서 선도자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친환경 건자재 시장 개척

한화L&C는 국내 최초로 PVC 생산 가공 기술을 선보이며 건자재 사업의 기틀을 마련했다. 특히 PVC 바닥재는 바닥재 붐을 일으키고 시장을 성장케 한 일등공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국내 최초로 방충과 항균 기능을 첨가한 PVC 바닥재(제품명 아르떼)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디자인 중심의 바닥재 시장에 최초로 건강 개념을 도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아르떼는 친환경 건축자재의 개념을 도입한 첫 번째 제품이라고 할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L&C는 아르떼에 이어 ‘나무나라’ ‘참숯나라’ 등 친환경 바닥재 제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PVC 바닥재 전 제품에 대해 ‘환경표지 인증’과 ‘KC마크’를 획득했다. 이를 통해 친환경 건축자재 전문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친환경 건축자재 기업이라는 방침은 창호에도 적용됐다. PVC 창호는 PVC를 압출할 때 필요한 높은 열과 압력으로 인해 열안정제를 반드시 첨가해야 한다. 그중 납이 들어간 열안정제가 성능이 좋고 가격이 저렴해 업체들이 많이 사용했다. 하지만 친환경이라는 트렌드에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화L&C는 납이 들어가지 않은 열안정제를 개발하기 위해 1년여에 걸쳐 다양한 원료를 배합해 테스트했다.

이 과정을 통해 개발한 열안정제가 중금속 성분이 전혀 없는 칼슘과 아연계의 친환경 열안정제다. 축적된 PVC 가공 및 첨단소재 가공 기술력이 뒷받침된 덕분에 개발이 가능했다. 이 열안정제를 활용해 국내 최초로 모든 PVC 창호 제품을 친환경 창호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조립식 창호를 생산하고, 세계 최초로 자외선 코팅 처리된 PVC 컬러 프로파일을 개발한 노하우를 활용해 친환경 창호를 만들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인테리어스톤 시장도 개척

인테리어스톤은 싱크대, 식탁, 아트월 등에 쓰이는 고급 인테리어 마감재다.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는 보편화돼 있다.

국내에서는 한화L&C가 국내 최초로 강화천연석(엔지니어드스톤) 칸스톤을 개발·생산했다. 칸스톤은 업계에서 강화천연석의 대명사가 됐다. 대한민국 명품 브랜드대상을 3년 연속 수상하기도 했다. 칸스톤은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경도가 뛰어난 석영을 주원료로 사용한다. 표면 긁힘과 파손 위험이 적다. 또 오염에 강하고, 내열성도 뛰어나다. 유지관리가 편리해 마감재 상판으로 적합하다.

칸스톤은 대형 건설사 아파트나 고급 빌라 등에 주로 사용된다.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친환경성을 갖춰 주방 상판 자재로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리모델링을 할 때 주방 상판만 교체하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주방을 구성하는 여러 부분 중 주방 상판만 교체하는 리모델링 방식을 통해 전체적인 주방 틀은 유지하면서도 집안 분위기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한화L&C의 인조대리석 하넥스는 다양한 컬러와 패턴을 갖고 있는 감각적인 인테리어 마감재라는 평가를 받는다. 표면과 내부가 모두 균일해 방수성이 뛰어나고 관리가 수월하다. 또 다양한 형태로 가공이 가능해 상업용 및 주거용 마감재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화L&C는 천연화강석의 불규칙한 표면질감을 살린 천연석에 가까운 패턴의 나티보(NATIVO) 시리즈와 리사이클 원료를 사용한 친환경 콘셉트의 테라피(THERAPY) 시리즈를 출시했다. 한화L&C는 현재 연간 45만장인 인조대리석 생산능력을 100만장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한화L&C는 업계 최초로 인테리어스톤을 주제로 한 ‘제2회 하넥스 칸스톤 디자인 공모전’을 오는 25일부터 9월5일까지 진행한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