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나가 15일(한국시간) 먼로GC 10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한 뒤 갤러리들의 박수에 손을 들어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미나가 15일(한국시간) 먼로GC 10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한 뒤 갤러리들의 박수에 손을 들어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장타냐, 퍼팅이냐.’

미국 LPGA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웨그먼스 LPGA챔피언십(총상금 225만달러)이 열리고 있는 뉴욕주 피츠퍼드의 먼로GC(파72·6720야드)는 페어웨이가 넓어 장타자들이 마음껏 드라이버샷을 날릴 수 있다. 장타자들은 파4홀에서 대부분 웨지나 쇼트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했다.

세계적인 코스 디자이너 도널드 로스가 설계한 이 코스는 티샷하기에는 편하지만 그린이 작고 언듈레이션이 많아 어프로치샷이 까다롭다. 그린을 공략하는 두 번째샷이 성적을 좌지우지한다고 해서 ‘세컨드샷 코스’라고 부른다. 즉 장타자라도 정확도가 떨어지거나 쇼트게임이 약하면 무용지물이고 단타자라도 쇼트게임이 받쳐주면 충분히 성적을 낼 수 있는 코스란 얘기다.

이를 반영하듯 15일(한국시간) 막을 올린 1라운드에서는 장타자와 단타자가 나란히 선두권에 포진했다. 공동선두에 오른 이미나(33)와 렉시 톰슨(미국)은 투어 내 대표적인 단타자와 장타자다.

올해 나비스코챔피언십 우승자인 톰슨은 이번 시즌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 271.2야드로 투어 장타 랭킹 1위지만 이미나는 240.4야드로 139위에 불과하다. 두 선수의 거리 차이는 평균 30야드 이상이다. 그러나 이미나는 정교한 쇼트 게임 능력을 바탕으로 톰슨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미나는 이날 단 22개의 퍼트만 하며 버디 8개(보기 2개)를 잡아냈다.

이미나는 2005년 캐나디언여자오픈과 2006년 필즈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나 8년 넘게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노스텍사스슛아웃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올해 개인 최고 성적이다. 장타자와의 경쟁에서 이기고 통산 3승에 성공할지 관심사다.

이미나는 “퍼트가 잘 돼 좋은 성적이 나왔다”며 “1라운드가 끝났을 뿐이지만 지금 컨디션을 잘 유지해 마지막 날까지 차분하게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톰슨은 “매 홀 드라이버로 티샷을 할 정도로 장타자에게 유리한 코스”라며 “하지만 정확도가 없으면 깊은 러프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장타 랭킹 3위(268.93야드) 브리타니 린시컴(미국), 장타 19위(258.87야드) 제니퍼 커비(미국), 드라이버샷 거리 155위로 최하위권인 단타자 리사 맥클로스키(233.59야드)가 5언더파로 공동 3위 그룹을 형성했다. 맥클로스키는 이날 25개의 퍼트 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퍼트의 달인’이자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한 박인비(26·KB금융그룹)는 버디와 보기를 2개씩 기록하며 이븐파 72타를 쳐 공동 48위다.

지난주 열린 마이어LPGA클래식에서 우승한 이미림(24·우리투자증권)은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쳐 이일희(26), 지은희(28·한화) 등과 함께 공동 8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이미림은 현재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 262.88야드로 장타 랭킹 8위에 올라있다.

세계 랭킹 1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1언더파 71타로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등과 함께 공동 29위에 올랐고 뉴질랜드 동포인 세계 랭킹 2위 리디아 고는 2언더파 70타를 기록해 공동 16위에 자리했다. 리디아 고는 볼 마커를 깜빡 잊고 나와 캐디에게 동전을 빌려 쓰기도 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