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국내 경제의 내수개선이 미흡하고, 소비 및 투자심리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통위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25bp)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경기부양을 위해 지난해 5월 이후 14개월간 동결됐던 기준금리를 15개월 만에 연 2.25%로 낮춘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됨에 따라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의 문구도 크게 바뀌었다.

유로 지역 경제 평가가 지난달 '경기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에서 '경기회복세가 여전히 미약한 모습'으로 변했다.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에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추가됐다.

국내 경제 평가는 '세월호 사고의 영향 등으로 내수가 위축됨에 따라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었다'에서 '내수의 개선은 미흡하였으며 경제주체들의 소비 및 투자심리도 계속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었다"로 바뀌었다.

마이너스(-) 국내총생산(GDP) 갭은 점차 축소될 것이나, 그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는 경기 진단은 동일했다.

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은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점차 높아지겠으나 상승압력은 종전 예상에 비해 다소 약할 것'에서 '당분간 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수정됐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 및 석유류 가격의 하락폭이 확대되면서 전월의 1.7%에서 1.6%로 낮아졌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근원인플레이션율은 전월의 2.1%에서 2.2%로 소폭 상승했다. 주택매매가격은 지방에서 소폭의 오름세를 보였으며, 전세가격은 수도권과 지방에서 모두 소폭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금융 시장에서는 주가가 정부의 경제정책 발표 등에 힘입어 큰 폭 상승한 후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소폭 반락했다. 환율은 글로벌 미 달러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으며, 장기 시장금리는 하락했다.

금통위는 "이번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 경제정책 등의 효과를 지켜보면거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 해외 위험요인, 경제주체들의 심리 변화, 가계부채 동향을 비롯해 앞으로 입수되는 경제지표의 움직임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는 문장을 추가하며 강조했다.

한편 이달 통화정책방향 문구는 추가 금리인하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 경기 둔화와 러시아 지정학적 위험을 부각시킬 경우 추가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