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장학금을 받아 고등학교를 가까스로 졸업한 소녀가 이제는 삼성전자에 입사해 마케터의 꿈을 키우고 있다.

8일 대전 충남대에서 열린 ‘열정락서-2014 아웃리치 드림클래스편’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은 최수연 사원(25·사진)이 주인공이다. 삼성전자 프린팅 제품 해외영업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그는 올해로 2년차인 마케터다. 최 사원은 이날 자기가 어떻게 마케터의 길을 걷게 됐는지 소개했다.

최 사원은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빠듯한 가정형편 속에 고교에 진학했는데 외할머니가 여러 차례 수술을 받으면서 수업료마저 낼 수 없는 형편에 이르렀다. 그는 ‘왜 나한테만 불행한 일이 생길까’라는 생각에 억울함이 북받쳤다고 했다. 이혼한 어머니, 사고당한 할머니를 한없이 원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얼굴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심한 화상을 입은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힘들게 해 미안하다”고 한 말에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했다.

최 사원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고등학생 때부터 꾸준히 아르바이트를 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하며 ‘판매왕’ 상을 받기도 했다. 연령과 성별에 따라 손님이 어떤 메뉴를 주문하는지 꼼꼼히 관찰해 기록했고 찾아오는 손님마다 ‘맞춤형 메뉴’를 제안했는데 주문 성공률이 100%에 가까웠던 것. 그는 대학생이 돼서도 커피전문점, 백화점 판매원 등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손님을 상대하는 일에 재미를 붙였다고 설명했다.

최 사원은 “모든 것은 내가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며 “인생도 혼자 힘껏 페달을 밟아 본 사람만이 멀리 갈 수 있다”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