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유학하는 한국인 학생 수가 9년 전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6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민세관국(ICE)이 전날 발표한 올해 2분기 외국인 유학생 등록 현황을 보면 7월8일 현재 학생(F1) 및 직업연수(M1) 비자로 체류 중인 한국 유학생은 8만3902명으로 1분기(9만1583명)에 비해 8.4% 감소했다.

미국내 한국 유학생 수는 2000년 대 들어 급증세를 타기 시작해 2004년 7만명, 2005년 8만명을 기록한 뒤 2007년 10만명을 돌파했다. 2008년에는 11만명을 넘어섰으나 미국 내 경기침체와 등록금 인상 여파로 감소세로 돌아서 2012년 2분기에 10만명 아래로 떨어진 뒤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런 추세는 미국 유학생 출신, 특히 문과 전공자를 이전처럼 우대하지 않는 한국 기업의 고용 태도 변화와 한국의 조기 영어교육 열풍, 교환학생 제도 활성화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때 미국내 1위였던 한국 유학생의 빈자리는 중국이 채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유학생은 27만명으로 전체(96만명)의 28%를 차지했다. 인도는 11만명으로 2위였고 사우디아라비아는 7만명으로 3위인 한국 다음으로 많았다. 아시아 국가 출신은 72만명으로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전공별로 보면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유학생의 '이공계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공계 전공 유학생의 85%가 아시아 출신이며, 특히 인도와 중국은 각각 78%, 38%가 이공계 전공자로 집계됐다. 반면 한국 유학생 중에 이공계 전공자는 18%에 불과했다. 이민세관국은 현재 미국 학교에서 교회 신학을 전공하는 외국인 유학생 가운데 무려 48%가 한국 출신이라고 밝혔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