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가 3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골프&리조트에서 열린 KLPGA투어 한화금융클래식 4라운드 5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김효주가 3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골프&리조트에서 열린 KLPGA투어 한화금융클래식 4라운드 5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김효주(19·롯데)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단일 시즌 최다 상금액을 갈아치우며 ‘김효주 전성시대’를 열었다.

김효주는 3일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골프&리조트(파72·6631야드)에서 열린 한화금융클래식(총상금 12억원) 마지막날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로 ‘나홀로 언더파’를 기록하며 2위 이정민(22)을 6타 차로 제쳤다. 첫날부터 선두로 나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으로 시즌 3승째를 따냈다. 아마추어 시절을 포함해서는 KLPGA투어 통산 5승째다.

○시즌 상금 7억원 돌파…10억원도 가능

단일 대회로 최다 우승상금인 3억원을 보탠 김효주는 시즌 상금이 7억7017만원이 돼 2008년 신지애가 세운 시즌 최다 상금 7억6518만원을 돌파했다. 김효주는 올 시즌의 절반인 13개 대회를 소화한 상태에서 7억원을 돌파했다. 신지애는 2008년 15개 대회에서 7승을 올리며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을 세웠다.

하반기에 총상금 7억원 이상의 메이저급 대회가 4개(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 하이트진로챔피언십, KB금융STAR챔피언십, 채리티 하이원리조트오픈) 남아 있어 지금 추세라면 김효주는 남은 대회에서 전인미답의 10억원 돌파도 가능해 보인다.

통산 상금에서 김효주는 1년9개월29일 만에 12억3400만원을 쌓아 신지애가 2년6개월17일 만에 세운 통산 최단 기간 상금 12억원 돌파 기록도 추월했다.

○최근 4개 대회에서 3승 휩쓸어

김효주는 아마추어 시절이던 2012년 한국, 일본, 대만 프로무대에서 차례로 우승하며 그해 말 프로에 데뷔했다. 데뷔한 지 2개월11일 만에 현대차이나레이디스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우승을 한 차례도 못 거둬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절치부심하던 김효주는 지난 6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등 최근 한 달 반 사이 열린 4개 대회에서 3승을 거두는 괴력을 선보이며 ‘김효주 독주 체제’를 굳혔다.

김효주는 “올 시즌을 3승 정도면 만족하려 했는데 전반기에 이를 달성했다”며 “하반기에 큰 대회가 많이 남아 있으니 리듬을 계속 이어가 하반기에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효주는 신지애가 갖고 있는 역대 시즌 최소 평균타수 경신에도 도전한다. 신지애는 2006년 시즌 69.72타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한 시즌 동안 60대 타수를 기록한 선수는 KLPGA투어에서 지금까지 신지애뿐이다. 김효주는 현재 시즌 평균 70.13타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으며 하반기에 ‘마의 70타 벽’ 허물기에 나선다.

○공포의 러프도 무용지물

이번 대회에선 깊은 러프로 인해 대부분의 선수들이 줄줄이 오버파를 기록했으나 정교한 티샷과 아이언을 내세운 김효주는 나홀로 언더파를 작성하며 빼어난 기량을 과시했다. 특히 1, 2라운드에서는 현재 일본 상금랭킹 1위 안선주와 지난해 3관왕(상금왕, 대상, 다승왕) 장하나와의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두며 아시아 최고의 선수임을 입증했다.

김효주는 마지막날 태풍의 영향으로 강풍에 이어 비가 내린 가운데서도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였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한 김효주는 1번홀(파4)에서 2위 이정민이 버디를 잡으며 1타 차로 따라붙었으나 2번홀(파3)부터 3연속 버디를 노획하며 타수 차를 벌려 추격자들의 의지를 꺾었다.

가장 어려운 7번홀(파5)에서도 세 번째 샷을 그린 앞 벙커에 빠뜨렸지만 벙커샷을 홀 옆에 붙여 파로 막았다. 13번홀(파4)에서는 티샷이 러프로 가 그린을 직접 노리지 못하고 레이업하는 바람에 보기를 했으나 15번홀(파4)에서 2m 버디를 낚아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김효주는 “첫 홀을 파로 잘 막으면서 분위기를 잘 탄 것 같고 초반에 좋은 스코어가 나와 편하게 우승할 수 있었다”며 “대회 기간 중에 아버지 생신이 있었는데 생신 선물을 제대로 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허윤경(24)은 12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하는 데 힘입어 합계 3오버파 291타를 적어내 3위에 올랐다. 허윤경은 1100만원 상당의 오메가 시계를 홀인원 상품으로 받았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