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담배업체인 KT&G는 이달 들어 지난 30일까지 13.9% 뛰었다. 7월 9만 원으로 출발한 주가는 연일 52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며 10만 원을 상향 돌파했다.
같은 기간 주류업체 하이트진로는 2.7% 올랐다. 카지노주인 강원랜드와 GKL는 각각 16.1%, 3.3% 뛰었다.
최경환 경제팀은 배당소득 증대세제, 연기금의 배당 관련 주주권 강화, 거래소 배당지수 개편 등 배당 확대 정책을 마련키로 했다.
기업 배당을 촉진하는 배당소득 증대세제는 오는 8월 중 마련된다. 소액주주에 대한 배당소득 분리과세세율을 낮춰주고, 대주주에게도 선택적으로 분리과세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
KT&G, 하이트진로, 강원랜드 등 죄악주의 배당성향은 국내 기업들의 평균치(22.4%)보다 높은 수준이다. 새 경제팀이 배당 확대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내보이면서 이들 대표 배당주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올해 새 경제팀의 정책과 호실적 등에 힘입어 죄악주 배당금이 증가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특히 KT&G와 강원랜드에 주목했다.
KT&G는 최근 3년 평균 배당수익률이 3% 이상인 대형주 중 하나다. 이 회사는 기대 이상의 실적과 연말 담뱃세 인상 전망이 더해지며 배당금을 늘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KT&G의 경우 정부가 배당을 늘리는 각종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연말 담배 세금 인상을 통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신규 투자는 확대되기 어렵고 지배구조상 유보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주당 배당금은 올해 3400원, 2015년은 3700원으로 상향될 것"이라며 "최근 주가 기준으로 배당수익률은 올해 3.3%, 2015년 3.6%로 각각 코스피시장 상위 9위와 5위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강원랜드의 배당성향은 49.7%로 주요 상장 공기업 평균치(32.5%)를 상회했다. 올해 높은 유보율 등을 고려할 때 추가로 배당금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분기 말 기준으로 유보율은 2372%로 업계 평균을 큰 폭으로 웃돈다. 현금성자산도 1조4600억 원 규모다.
김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강원랜드는 배당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적이 없지만 배당 확대 정책에 선례를 보여줄 것"이라며 "현금 보유량과 낮은 투자 가능성, 마카오 카지노 대비 배당성향이 낮은 점 등을 고려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도 고배당주로 분류된다. 하지만 맥주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배당에 대한 기대가 낮아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분기 점유율 회복이 지연되면서 부진한 실적을 뱉어냈다. 2분기 맥주 브랜드 '하이트' 리뉴얼 후에도 점유율이 하락하면 실적 악화와 함께 배당금 규모도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이트진로는 연말 배당을 앞두고 하반기 실적 호전과 부동산 매각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