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핏 보기에는 자연을 배경으로 한 평범한 누드화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다. 당시만 해도 자연 속의 누드는 비너스 또는 숲 속의 요정 같은 신화적인 주제의 그림을 뜻했다. 그러나 화가는 생뚱맞게도 ‘샘물’이라는 제목을 붙여 주제를 애매하게 만들어버렸다. 게다가 여인을 마치 자연에 동화된 한 마리 야생동물처럼 묘사했다. 평화로워 보이는 그림 속에 화가의 발칙한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