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유소연, 3홀차 완승 … 역시! '찰떡 콤비'

인터내셔널크라운 1R…최나연-김인경은 분패
한국, 호주와 1승1패…미국은 대만에 2패 충격

< 번갈아 버디 잡은 한국골프 자매 > 미국 LPGA투어 국가대항전 ‘인터내셔널크라운’ 첫날인 25일 호주와 포볼 매치플레이에 나선 유소연(왼쪽)이 미 메릴랜드주 케이브스밸리GC 7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뒤 환호하고 있다. 박인비는 9번홀 버디를 성공시킨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하나금융 제공

한국 여자 골프가 미국 LPGA투어 국가대항전인 제1회 인터내셔널크라운(총상금 160만달러·우승상금 40만달러) 첫날 호주를 상대로 1승1패를 기록했다. 톱시드인 미국은 대만에 충격적인 2패를 당했다.

박인비(26·KB금융그룹)와 유소연(24·하나금융그룹)은 25일(한국시간) 미 메릴랜드주 케이브스밸리GC(파71·6628야드)에서 열린 포볼 매치플레이(두 선수가 한 조를 이뤄 각자의 공으로 플레이한 뒤 좋은 성적을 채택함)에서 호주의 캐서린 커크-린지 라이트를 3&2(2홀 남기고 3홀 차)로 제압했다. 그러나 최나연(27·SK텔레콤)과 김인경(26·하나금융그룹)조는 캐리 웹과 동포 아마추어 이민지에게 2홀 차 패배를 당했다.

일본, 스웨덴, 호주와 함께 B조에 편성된 한국은 이긴 팀에게 주는 승점 2점(비기면 1점, 지면 0점)을 확보해 조 2위를 달렸다. 일본은 스웨덴을 상대로 1승1무를 거둬 승점 3으로 선두에 나섰다. 한국은 26일 스웨덴과 2차전 경기를 치른다. 이 대회는 사흘간 포볼 매치플레이로 조별리그를 치른 뒤 상위 2개국과 와일드카드 1개국이 최종일 결승전에 진출해 싱글 매치플레이를 펼쳐 최종 우승국을 가린다.

◆박인비, 유소연 ‘찰떡 궁합’ 과시

지난주 마라톤클래식 연장전에서 리디아 고(뉴질랜드)에게 아깝게 우승컵을 빼앗긴 유소연이 맹활약을 펼쳤다. 한국은 16번홀까지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낚으며 낙승을 했다. 유소연은 혼자서 이글 1개와 4개의 버디를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유소연은 승리의 공을 박인비에게 돌렸다. 유소연은 “1, 3번홀에서 내가 버디를 잡아 2홀 차로 앞서 갔지만 8번홀에서 라이트가 버디를 잡아 1홀 차로 추격당했다”며 “(박)인비 언니가 어려운 9번홀에서 버디를 잡았는데 그 버디가 우리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유)소연이와는 한·일전에서 플레이한 적도 있는데 팀워크가 확실히 잘 맞는 것 같다”며 “동생이랑 같이 치다보니 편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었고 특별한 실수 없이 잘 마무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인비와 유소연은 같은 매니지먼트사(IB스포츠)에 속해 있어 평소에 자주 식사도 하고 연습라운드를 함께한다.

국가대항전이다보니 선수들 간 신경전도 벌어졌다. 최나연은 “웹이 어드레스할 때 내 캐디가 물건을 떨어뜨려 약간의 신경전이 있었다”며 “곧바로 사과했지만 그쪽에서 굉장히 예민하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청야니의 대만, 미국 상대로 2승

미국, 태국, 스페인, 대만이 편성된 A조 경기에서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미국이 대만에 2패를 당해 대회 첫날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대만은 캔디 쿵-테레사 루가 미국의 폴라 크리머-크리스티 커를 4&3로 이날 열린 8개의 매치 가운데 가장 큰 홀 차로 승리했고 청야니-피비 야오도 세계랭킹 1위 스테이시 루이스-5위 렉시 톰슨을 1홀 차로 물리쳐 2승(승점 4)을 쓸어담았다.

청야니는 과거 랭킹 1위 시절의 샷을 선보였다. 그는 1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홀 바로 옆에 떨군 데 이어 4, 6번홀에서도 버디를 노획했다. 청야니는 “예전의 내가 돌아온 것 같았다. 오랫동안 이런 기분을 느끼지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청야니는 8번홀 2.4m 버디 찬스에서 3퍼트로 보기를 범한 뒤 급격하게 흔들리며 18번홀까지 티샷을 한 번도 페어웨이에 떨구지 못했다. 그 틈을 타 루이스는 16번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무승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청야니는 막판에 한 방을 날렸다. 18번홀(파4·412야드)에서 루이스가 7.5m 버디 찬스를 만든 상황에서 청야니는 186야드를 남겨두고 5번 아이언으로 홀 3m 옆에 공을 세우며 버디를 낚아 미국에 뼈아픈 패배를 안겼다.

스페인은 태국과 1승1무를 기록해 조 2위(승점 3)에 올랐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