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나비부인' 왜색 논란에 결국 공연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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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2015년 공연 일정서 빼고 '지젤' 대체
"작품 구성도 엉성"…강수진 단장 리더십 상처
"작품 구성도 엉성"…강수진 단장 리더십 상처
국립발레단(단장 강수진)이 내년 3월25~2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릴 예정이던 발레 ‘나비부인’의 공연을 전격 취소하기로 했다. 이달 초 ‘나비부인’을 내년 첫 공연으로 올리겠다고 발표한 국립발레단이 한 달도 채 안 돼 철회한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국립발레단의 내년 정기공연 일정에 당초 잡혀 있던 ‘나비부인’이 빠졌다”며 “국립발레단은 대신 ‘지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발레단 관계자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는 답변밖에 할 수 없다”고 말해 공연 취소를 사실상 인정했다.
발레단의 이번 결정은 ‘나비부인’이 일본색 짙은 작품이라는 부정적 여론에 밀린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초연됐던 이 작품은 푸치니의 동명 오페라가 원작으로 지난 4~6일 예술의전당 무대에서 국내 초연됐다. 국립발레단과는 별개로 강수진 예술감독이 개인적으로 인스브루크발레단과 함께 꾸민 무대였다. 관람권이 4만~20만원인 고가의 공연이었지만 2000여석의 오페라극장 전석이 매진됐다.
강 단장은 공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국립발레단의 첫 작품으로 ‘나비부인’을 선택했다”며 “안무가가 7월 중 한국을 찾아 약 한 달간 국립발레단 단원에게 동작을 지도하고 주역 무용수 오디션을 볼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공연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여론은 기대에서 실망으로 바뀌었다. 트위터와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는 “일본인 게이샤가 미군에게 버림받고 결국 자살하는 내용에다 무대구성과 소품 의상 모두 일본색이 짙은 이 작품을 국립발레단이 왜 공연하려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인스브루크발레단이 인지도 있는 단체도 아니고, 초연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작품을 왜 국립발레단이 공연하려 할까” 등의 부정적 여론이 거셌다.
전문가들도 조심스럽게 우려를 표했다. 장광열 무용평론가는 “국립발레단 수장은 외국 발레단과 다르게 예술감독과 단장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레퍼토리 선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차세대 스타 무용수를 발굴하기 위해 작품을 올리기로 한 배경은 이해가 가지만 예술적 완성도가 부족하고 일본색이 과한 이 작품을 다듬지 않고 내년 초에 올리기로 한 결정은 성급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심정민 한국춤평론가회 회장은 “빈약한 국립발레단의 레퍼토리에 새 작품을 추가하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국내 최정상급 무용수들이 기모노를 입고 춤추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갖는 여론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작품 내적으로는 푸치니의 음악을 작품 곳곳에 풍성하게 썼다면 예술적 완성도가 높아졌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발레단의 이번 결정에 대해 “작품 선정은 전적으로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의 권한이기 때문에 문체부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무용계 인사들과 대중의 부정적 의견을 듣고 강 단장이 많은 고민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국립발레단의 내년 정기공연 일정에 당초 잡혀 있던 ‘나비부인’이 빠졌다”며 “국립발레단은 대신 ‘지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발레단 관계자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는 답변밖에 할 수 없다”고 말해 공연 취소를 사실상 인정했다.
발레단의 이번 결정은 ‘나비부인’이 일본색 짙은 작품이라는 부정적 여론에 밀린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초연됐던 이 작품은 푸치니의 동명 오페라가 원작으로 지난 4~6일 예술의전당 무대에서 국내 초연됐다. 국립발레단과는 별개로 강수진 예술감독이 개인적으로 인스브루크발레단과 함께 꾸민 무대였다. 관람권이 4만~20만원인 고가의 공연이었지만 2000여석의 오페라극장 전석이 매진됐다.
강 단장은 공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국립발레단의 첫 작품으로 ‘나비부인’을 선택했다”며 “안무가가 7월 중 한국을 찾아 약 한 달간 국립발레단 단원에게 동작을 지도하고 주역 무용수 오디션을 볼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공연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여론은 기대에서 실망으로 바뀌었다. 트위터와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는 “일본인 게이샤가 미군에게 버림받고 결국 자살하는 내용에다 무대구성과 소품 의상 모두 일본색이 짙은 이 작품을 국립발레단이 왜 공연하려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인스브루크발레단이 인지도 있는 단체도 아니고, 초연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작품을 왜 국립발레단이 공연하려 할까” 등의 부정적 여론이 거셌다.
전문가들도 조심스럽게 우려를 표했다. 장광열 무용평론가는 “국립발레단 수장은 외국 발레단과 다르게 예술감독과 단장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레퍼토리 선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차세대 스타 무용수를 발굴하기 위해 작품을 올리기로 한 배경은 이해가 가지만 예술적 완성도가 부족하고 일본색이 과한 이 작품을 다듬지 않고 내년 초에 올리기로 한 결정은 성급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심정민 한국춤평론가회 회장은 “빈약한 국립발레단의 레퍼토리에 새 작품을 추가하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국내 최정상급 무용수들이 기모노를 입고 춤추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갖는 여론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작품 내적으로는 푸치니의 음악을 작품 곳곳에 풍성하게 썼다면 예술적 완성도가 높아졌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발레단의 이번 결정에 대해 “작품 선정은 전적으로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의 권한이기 때문에 문체부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무용계 인사들과 대중의 부정적 의견을 듣고 강 단장이 많은 고민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