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안정에 인수합병 늘어
7월 중에 이미 M&A가 2조달러를 돌파한 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처음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조사회사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글로벌 M&A 규모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3% 늘었다. 지난주에만 미국 2위 담배회사 레이놀즈아메리칸이 3위 로릴라드를 25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21세기폭스는 타임워너를 800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했지만 가격을 높여 다시 ‘도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M&A시장에 불이 붙은 건 우선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파는 측과 사는 측이 매매 가격에 좀 더 쉽게 동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롭 킨들러 모건스탠리 M&A 글로벌 대표는 “2년 전만 해도 주가가 심하게 요동쳐 딜을 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다국적 제약회사를 비롯해 미국계 대기업들이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해외 기업 인수에 나선 것도 M&A가 빠르게 늘어나는 요인이다. 일단 불발되긴 했지만 지난 5월 미국 화이자의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인수 추진, 18일 발표된 미국 애브비의 샤이어 인수 등이 모두 이런 사례다. 미국의 법인세율은 최고 35%지만 영국은 21% 수준이다.
세금 회피용 M&A를 저지하려는 정치권의 움직임은 시장에 악재다. 잭 루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주 의회에 세금 회피용 M&A를 금지하는 법안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