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상은행 서울지점과 신한은행이 국내에서 최초로 원화와 위안화 직거래를 성사시켰다. 신한은행은 51억3500만원을 공상은행에 주고 3100만위안을 받았다. 환율은 위안당 165원65전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상은행 관계자는 18일 “신한은행과 17일 오전 한국에서 최초로 원·위안화 직거래를 했다”며 “거래금액은 약 3100만위안으로 서울외환시장에서 현물환거래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두 은행은 사전 협의에 따라 원·달러와 위안·달러 환율을 감안해 산출한 원·위안 재정환율을 적용했다.

현재 개인이나 기업은 은행에서 원화를 위안화로 직접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은행들이 원화와 위안화를 거래하려면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화를 팔아 미국 달러화를 산 뒤, 그 달러화를 다시 역외 외환시장에서 위안화로 바꾸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은 이중으로 환전수수료를 부담하고 환율변동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이번 직거래는 이런 복잡한 절차를 생략, 원화와 위안화를 바로 거래해 수수료를 절감하고 환율변동 리스크를 최소화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이를 계기로 원·위안화 직거래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 3일 열린 정상회담에서 원·위안화 시장을 개설하기로 합의했다. 중국과의 수출입 물량이 늘어나면서 위안화에 대한 국내 수출기업들의 수요가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한 결과다. 이를 위해 청산결제은행으로 중국교통은행을 지정했다. 이번 직거래는 시장이 개설되기 전 실험적 차원에서 이뤄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공상은행 측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설되기 전에 테스트 딜(test-deal) 차원에서 3100만위안을 거래하자고 먼저 제안해 왔다”며 “국내에서 공상은행의 외환거래가 활발한 점을 감안해 충분히 거래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제안에 응했다”고 말했다.

이번 직거래에는 외환시장협의회 산하에 설치된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 태스크포스(TF)’도 깊숙이 관여했다. 외환시장협의회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등 외환중개사, 국내 은행 등으로 구성돼 있다. TF는 국내 은행과 중국계 은행 국내 지점들로 운영되고 있다. 중국계 지점 중에선 공상은행이 주축이다.

TF는 이번 거래를 계기로 올해 안에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을 개설한다는 계획이다. 직거래 시장이 개설되면 원·위안화의 거래단위와 결제방식이 표준화되고 공통 환율이 적용된다. 당사자 간 직접 협의에 의한 공상은행과 신한은행의 이번 거래와는 다르다.

한서상 중국공상은행 한국대표는 “공상은행은 최대 위안화 보유 은행으로서 한국시장에서 위안화 비즈니스에 더욱 주력할 것”이라며 “원·위안화 직거래가 중장기적으로 원화 국제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