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독점권 따내면서 껑충
세월호 여파·시차·성적부진
'광고 완판' 韓출전 3경기뿐

중계권 계약에 참여한 한 지상파 방송 고위 관계자는 13일 “3사가 중계권료로 320억원씩 똑같이 분담했지만 수주한 광고는 회사마다 150억~180억원에 그쳤고,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에 대한 판매 수입도 회사별로 15억원 안팎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상파 3사의 적자폭이 크게 늘어난 주요인은 SBS가 FIFA와 단독 계약하면서 지나치게 많은 금액을 준 것이다. 그동안 월드컵과 올림픽 중계권은 지상파 방송사 컨소시엄인 ‘코리아 풀’을 통해 협상을 벌여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했다.
하지만 2006년 SBS가 코리아 풀을 깨고 자회사인 SBS인터내셔널을 통해 단독으로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 및 FIFA와 접촉해 2010 밴쿠버 동계 올림픽부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4개 올림픽 대회 및 2010 남아공 월드컵, 2014 브라질 월드컵에 대한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방송 중계권료가 급등했다. 2006 독일 월드컵 땐 265억원(약 2500만달러)이었던 중계권료가 2010 남아공 월드컵 땐 6500만달러, 이번 브라질 월드컵 땐 7500만달러로 치솟았다.
그러나 광고대행사들에 따르면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전 3경기의 광고만 완판됐고, 나머지 경기의 광고 판매는 부진했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여파로 기업들이 광고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악영향을 끼쳤다. 한 지상파 방송 관계자는 “기업들이 세월호 참사 이후 광고를 보류했다”며 “월드컵 중계방송 광고가 목표에 크게 미달했다”고 말했다.
지상파 3사는 적자를 메우기 위해 케이블TV 등에 재판매료를 요구했지만 사실상 실패했다. 3사는 앞서 케이블TV 방송사(MSO), IPTV, 위성방송 등 유료 방송사에 월드컵 콘텐츠 재송신료를 달라고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유료방송업계는 “해당 조항은 저작권 문제를 규정한 것이지 비용과 관련한 조항은 아니다”며 거부했다.
업계에서는 월드컵이 사실상 끝난 상황에서 지상파 3사가 재전송료를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