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합성에 그려넣기도…사진의 진화는 계속된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여름 화단에 조던 매터·구본창 등 20여명 전시
여름 미술계에 사진전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 인사동, 청담동, 평창동 일대 주요 화랑과 미술관에서 현재 전시회를 열고 있거나 열 예정인 작가는 20여명. 20세기 사진의 거장 로베르 두아노를 비롯해 서커스 사진의 대가 조던 매터, 구본창, 황규태 씨 등이 다양한 사진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기록 중심의 정통 사진은 물론 인물, 도시, 풍경 등을 첨단 기법으로 재구성한 ‘만든 사진(making photo)’ ‘그리는 사진(painting photo)’ 등이 많은 게 특징이다.
○동강국제사진축제 등 줄 잇는 전시
오는 18일부터 강원 영월읍 동강사진박물관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제13회 동강국제사진축제에는 올해 동강사진상을 받은 구본창을 비롯해 최민식, 박흥순 씨 등 현대 사진작가 200명의 작품 1000여점이 걸린다. 크리스천 톰슨, 파파 페트로, 마카엘 쿡 등 1960년대 이후 활동한 호주 사진 거장들의 작품을 모은 ‘호주 현대사진전’도 눈길을 끈다.
세계적인 무용수들과의 협업을 통해 인간이 중력의 법칙에서 해방되는 경이로운 순간을 포착한 사진작가 조던 매터의 작품들은 오는 15일부터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다. ‘매지컬 모멘트-우리 삶의 빛나는 순간’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뉴욕, 파리, 퀘벡 등 각국 대도시의 풍경을 배경으로 발레리나의 몸짓을 찍은 작품과 곡예사들의 서커스 장면을 극적으로 잡아낸 근작 30여점을 내보인다.
서울 서교동 KT&G 상상마당에서는 내달 3일까지 로베르 두아노(1912~1994)의 첫 국내 회고전 ‘로베르 두아노, 그가 사랑한 순간들’이 펼쳐진다. 연출된 사진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던 그의 대표작 ‘파리시청 앞 광장에서의 키스’(1950년작) 원본 사진을 만날 수 있다.
황규태 씨는 ‘사진 이후의 사진’을 테마로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9월14일까지 개인전을 이어간다. 초기 몽타주와 이후의 디지털 몽타주, 필름을 태워서 작업한 ‘버닝(burning)’ 시리즈, 대형 카메라를 이용한 픽셀 확대 작업, 현재 작가가 몰두하고 있는 최신작 ‘기(banner)’ 시리즈 등 대표작 30여점을 걸었다.
한국사진작가협회 창설, 국전 사진 부문 신설 등을 주도한 원로작가 이명동 씨(93)의 첫 개인전도 주목된다. 서울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에서 오는 31일까지 열리는 전시회에는 백범 김구와 조병옥·신익희 선생의 인물사진, 6·25 종군 기록사진, 4·19혁명 현장 사진, 1960년대 초에 촬영한 섬 사진 등을 출품했다.
조세현의 ‘장애인 스포츠스타 사진전’(11일까지·인천 송도 미추홀타워 청사 내 1층 로비), 노세환 사진전(24일까지 표갤러리사우스), ‘호주 아웃백의 삶을 담은 풍경사진전’(8월27일~9월2일·서울 인사동 갤러리 나우), 박노해 시인의 사진전 ‘꽃피는 걸음’(23일까지·서울 부암동 라 카페 갤러리)도 놓칠 수 없는 전시다.
○회화성 짙은 ‘메이킹 포토’가 대세
보통 사진은 사실을 기록하거나 사실을 전달하는 매체적 특성을 가진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실적 사진보다 상상과 몽상을 담은 질문을 시각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면서 ‘메이킹 포토’ 작품이 쏟아지고 있다. 회화성을 강조하기 위해 물감을 덧칠한 사진, 피사체를 조각 소품으로 만들어 연출한 사진, 다양한 풍경 사진을 퍼즐처럼 결합한 사진, 캔버스에 각종 이미지를 콜라주 형식으로 덧붙인 작품 등 양식이 독특하다.
사진 전문화랑 갤러리 나우의 이순심 대표는 “단순히 찍는 것만으로는 현대인의 다양한 생각을 표현하기에 한계가 있는 데다 인터넷을 이용한 영화·TV·게임 등의 콘텐츠 서비스가 다양화하면서 사진의 회화적 기능을 중시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동강국제사진축제 등 줄 잇는 전시
오는 18일부터 강원 영월읍 동강사진박물관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제13회 동강국제사진축제에는 올해 동강사진상을 받은 구본창을 비롯해 최민식, 박흥순 씨 등 현대 사진작가 200명의 작품 1000여점이 걸린다. 크리스천 톰슨, 파파 페트로, 마카엘 쿡 등 1960년대 이후 활동한 호주 사진 거장들의 작품을 모은 ‘호주 현대사진전’도 눈길을 끈다.
세계적인 무용수들과의 협업을 통해 인간이 중력의 법칙에서 해방되는 경이로운 순간을 포착한 사진작가 조던 매터의 작품들은 오는 15일부터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다. ‘매지컬 모멘트-우리 삶의 빛나는 순간’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뉴욕, 파리, 퀘벡 등 각국 대도시의 풍경을 배경으로 발레리나의 몸짓을 찍은 작품과 곡예사들의 서커스 장면을 극적으로 잡아낸 근작 30여점을 내보인다.
서울 서교동 KT&G 상상마당에서는 내달 3일까지 로베르 두아노(1912~1994)의 첫 국내 회고전 ‘로베르 두아노, 그가 사랑한 순간들’이 펼쳐진다. 연출된 사진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던 그의 대표작 ‘파리시청 앞 광장에서의 키스’(1950년작) 원본 사진을 만날 수 있다.
황규태 씨는 ‘사진 이후의 사진’을 테마로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9월14일까지 개인전을 이어간다. 초기 몽타주와 이후의 디지털 몽타주, 필름을 태워서 작업한 ‘버닝(burning)’ 시리즈, 대형 카메라를 이용한 픽셀 확대 작업, 현재 작가가 몰두하고 있는 최신작 ‘기(banner)’ 시리즈 등 대표작 30여점을 걸었다.
한국사진작가협회 창설, 국전 사진 부문 신설 등을 주도한 원로작가 이명동 씨(93)의 첫 개인전도 주목된다. 서울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에서 오는 31일까지 열리는 전시회에는 백범 김구와 조병옥·신익희 선생의 인물사진, 6·25 종군 기록사진, 4·19혁명 현장 사진, 1960년대 초에 촬영한 섬 사진 등을 출품했다.
조세현의 ‘장애인 스포츠스타 사진전’(11일까지·인천 송도 미추홀타워 청사 내 1층 로비), 노세환 사진전(24일까지 표갤러리사우스), ‘호주 아웃백의 삶을 담은 풍경사진전’(8월27일~9월2일·서울 인사동 갤러리 나우), 박노해 시인의 사진전 ‘꽃피는 걸음’(23일까지·서울 부암동 라 카페 갤러리)도 놓칠 수 없는 전시다.
○회화성 짙은 ‘메이킹 포토’가 대세
보통 사진은 사실을 기록하거나 사실을 전달하는 매체적 특성을 가진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실적 사진보다 상상과 몽상을 담은 질문을 시각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면서 ‘메이킹 포토’ 작품이 쏟아지고 있다. 회화성을 강조하기 위해 물감을 덧칠한 사진, 피사체를 조각 소품으로 만들어 연출한 사진, 다양한 풍경 사진을 퍼즐처럼 결합한 사진, 캔버스에 각종 이미지를 콜라주 형식으로 덧붙인 작품 등 양식이 독특하다.
사진 전문화랑 갤러리 나우의 이순심 대표는 “단순히 찍는 것만으로는 현대인의 다양한 생각을 표현하기에 한계가 있는 데다 인터넷을 이용한 영화·TV·게임 등의 콘텐츠 서비스가 다양화하면서 사진의 회화적 기능을 중시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