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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 내 도심 자동차 경주장에 모인 1만여명의 관객들은 연이어 탄성을 질렀다. 이날 행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원메이크 레이싱(같은 차종끼리 겨루는 경주) 대회인 ‘2014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KSF)’ 1차전 결승전. 2.5㎞ 트랙을 따라 다섯 곳에 설치된 스탠드를 가득 메운 관객들은 출전 차량이 시속 최대 180㎞의 속도로 달려나가는 모습에 갈채와 환호를 보냈다.

관중석에서 만난 정우진 씨(44)는 “평소 아이들이 보고 싶어 하던 자동차 경주가 지하철역 근처에서 열린다고 해 만사 제쳐놓고 와봤다”고 말했다.

○지하철역 5분 거리에 차 경주장

원메이크 레이싱은 같은 사양의 차종끼리 겨루는 경주로 차량 성능이 아닌 선수의 기량으로 승패가 판가름난다. KSF는 2003년 아마추어 대회로 시작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경주다.

KSF는 연간 여섯 차례 열린다. 그동안은 주로 국제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1(F1)이 열렸던 전남 영암 국제서킷(KIC)에서 개최됐다. 그러나 올해는 1차전을 송도 도심서킷에서 가졌다.

행사를 주최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기획사인 이노션은 지난 1월부터 인천지하철 1호선 국제업무지구역 일대 도로를 자동차 경주장으로 바꿨다.

국제자동차연맹은 지난 2일 송도 도심 서킷에 4등급(개조 양산차 경주 가능) 인증을 부여했다. 지하철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국제 공인 경주장이 생긴 것이다.

경주는 △아마추어 대상인 챌린지 레이스(아반떼·K3 쿱) △챌린지 레이스에 2회 이상 출전해 본 세미 프로들을 위한 벨로스터 터보 마스터즈 △국내외 정상급 프로 선수들이 참가하는 제네시스 쿠페 챔피언십 클래스 등 총 세 종류로 열린다. 참가 차량 수는 150여대다.
국내 최대 원메이크 레이싱(같은 모델끼리 겨루는 경주) 대회인 ‘2014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KSF)’ 1차전 결승이 6일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 내 도심 경주장에서 열렸다. 벨로스터 쿠페 결승전에서 출전 차량들이 질주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국내 최대 원메이크 레이싱(같은 모델끼리 겨루는 경주) 대회인 ‘2014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KSF)’ 1차전 결승이 6일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 내 도심 경주장에서 열렸다. 벨로스터 쿠페 결승전에서 출전 차량들이 질주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문화행사로 자리매김

KSF 공식 후원사인 현대·기아차는 이번 행사에 1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 도심에 자동차 경주장을 꾸몄고, 올해 처음으로 자동차 문화 축제인 ‘더 브릴리언트 모터 페스티벌’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인천도시공사·인천경제자유구역이 함께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KSF를 단순한 자동차 경주대회가 아닌 자동차 문화 축제로 자리 잡게 할 것”이라며 “페스티벌은 2016년까지 세 번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기장 접근성이 좋은 데다 MBC 주말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 출연진이 KSF에 출전한 덕에 올해 ‘더 브릴리언트 모터 페스티벌’은 흥행에 성공했다. 예선일인 5일에 6만명, 결승이 열린 6일엔 7만명 등 총 13만명이 축제 현장을 찾았다.

현대·기아차는 KSF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관람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서킷 옆 이벤트 존에는 레이싱 준비 공간을 재현한 ‘피트 스톱 체험’, 어린이를 위한 ‘키즈 카 체험’ 등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체험 시설이 설치돼 인기를 끌었다.

처음으로 자동차 경주대회와 문화행사가 함께 열린 탓에 진행이 미숙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무더운 7월에 경기를 개최한 건 무리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천=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