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뉴 C클래스 익스클루시브
더 뉴 C클래스 익스클루시브
아름답고도 강렬하고, 편안하면서도 역동적이다. 여기에 기품도 느껴진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최근 국내에 출시한 콤팩트 세단 ‘더 뉴 C클래스’ 이야기다.

벤츠 콤팩트 세단 '더 뉴 C클래스', 진화의 완성…'황태자'가 돌아왔다
지난해 박수를 받으며 귀환한 더 뉴 S클래스에 이어 등장한 더 뉴 C클래스는 멀리서 보면 대형 세단인 S클래스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사람들이 ‘베이비 S클래스’라고 부르는 이유다.

강한 존재감을 가진 외관만큼이나 성능, 공간, 정숙성 등에서도 한 단계씩 발전했다. 차체가 이전보다 커지면서 실내공간은 한층 여유로워졌다. 콤팩트 세단보다는 중형 세단에 가깝다. 덩치는 커졌지만 몸무게는 100㎏ 줄었다. 가볍고 강한 알루미늄 소재를 확대 적용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디젤 모델의 복합연비는 17.4㎞/L에 달한다. 기존 4세대 모델보다 11% 향상됐다.

벤츠 콤팩트 세단 '더 뉴 C클래스', 진화의 완성…'황태자'가 돌아왔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나무와 메탈, 가죽, 플라스틱 소재가 ‘럭셔리’ 테마로 조화를 이뤘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면서도 깊이가 있다. 이런 공간 안에서 스티어링휠을 거칠게 조작하면 거침없이 내달린다는 것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운전자의 조작을 온전하게 받아들여 움직이면서도 균형을 잘 유지한다. 마치 1인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정장을 갖춰 입고 적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스파이를 연상시킨다고나 할까. 더 뉴 C클래스의 주행성능은 이를 현실화했다.

벤츠는 신형 C클래스를 내놓으며 ‘모던 럭셔리’라는 수식어를 앞세웠다. 7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된 5세대 C클래스의 변화는 매우 성공적으로 보인다. 앞으로 10~20년 후 더 뉴 C클래스는 또 하나의 ‘클래식 모델’로 남을 가능성이 높을 만큼 자동차 진화의 모범답안을 보여준 것 같다.
벤츠 콤팩트 세단 '더 뉴 C클래스', 진화의 완성…'황태자'가 돌아왔다
1~5세대 32년 역사 짧지만 강렬한 명차

메르세데스벤츠에서 사이즈가 작은 콤팩트 세단을 내놓은 배경에는 1970년대 오일쇼크가 자리 잡고 있다. 1973년 1차, 1978년 2차 오일쇼크의 파급력은 엄청났다.

기름값이 급등하자 자동차 산업의 흐름은 대형차 중심에서 작고 실용적인 차로 급격히 바뀌었다. 럭셔리의 대명사 벤츠도 이 흐름을 무작정 외면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벤츠의 첫 콤팩트 세단이 1982년 등장했다. 첫 모델의 이름은 C클래스가 아닌 ‘190E’(코드네임 W201)였다. 국내에는 1987년 처음 수입됐다. 직선 위주의 각진 디자인과 가볍고 경쾌한 주행성능으로 소비자 호응을 이끌어냈다. 독일의 대표적 레이싱 대회인 ‘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스(DTM)’에서도 맹활약하며 이름을 알렸다.

190E는 1982년부터 1993년까지 11년 동안 생산된 장수 모델이다. 그만큼 초기 개발부터 완성도가 높았다는 의미다.

1993년 등장한 2세대(코드네임 W202)도 외관은 1세대에서 크게 바뀌지 않았다. 이때부터 C클래스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2세대 차량도 DTM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우수성을 입증했다. 1~2세대 모델은 1986년부터 1996년까지 총 84회 우승하며 네 명의 시즌 챔피언을 배출했다.(현재 DTM은 한국타이어가 타이어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2000년 C클래스는 3세대(코드네임 W203) 풀체인지 모델로 변신했다. 가장 큰 특징은 둥글게 변한 헤드램프, 한층 부드럽게 변한 라인이다. 문이 두 개인 쿠페 모델도 3세대 들어 개발됐다. 이후 2007년 4세대 모델이 출시됐고 올 상반기까지 국내에서 판매됐다. 벤츠를 상징하는 ‘삼각별’ 엠블럼이 라디에이터 그릴에 큼지막하게 들어갔다. 기존 보닛 위의 삼각별과 함께 두 가지 모델로 구성돼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도록 했다. 젊은 고객을 겨냥한 것이다.

C클래스는 1982년 출시 이후 전 세계적으로 850만대 이상 팔렸다. 4세대 모델만 220만대가 팔려 나갔다.

■ 더 뉴 C클래스 타보니…
민첩한 핸들링 ‘매력’…역동적 가속력 ‘짜릿’


더 뉴 C클래스 아방가르드
더 뉴 C클래스 아방가르드
경기 화성의 자동차안전연구원(KTRI) 시험주행장. 아스팔트 위에 뜨거운 햇살이 내리꽂혔다. 이내 타이어의 비명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지난 1일 개최한 ‘더 뉴 C클래스’ 시승 행사에서다. 벤츠는 이 행사를 통해 뉴 C클래스의 안전성과 운동성능, 주행 실력까지 마음껏 즐기도록 했다. 독일 본사의 드라이빙 아카데미 전문강사 5명이 직접 행사를 진행했다.

시승 행사는 크게 네 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빨간색 고깔 모양의 러버콘(rubber cone) 사이를 지그재그로 지나는 슬라럼과 돌발상황을 가정하고 시속 90㎞ 속도에서 브레이크 작동 없이 스티어링휠을 급격하게 꺾는 급회전, 구불구불한 도로를 빠르게 돌아보는 핸들링, 경사진 도로를 시속 200㎞ 이상의 속도로 달려보는 고속주행이다.

슬라럼 테스트를 통해 경험한 핸들링은 C클래스의 우아한 외관과 달리 민첩했다. 급회전에선 시속 90㎞까지 급가속한 뒤 스티어링휠을 좌우로 꺾자 급격한 방향 전환으로 미끄러지는 듯했지만 금세 중심을 찾았다. 차체자세제어장치(ESP)가 제 기능을 발휘한 것이다. 조수석 반응도 인상적이었다. 차가 위험을 감지하자 에어백과의 안전거리 유지를 위해 시트가 뒤로 이동했고 누워 있던 등받이는 바로 섰다. 창문도 3㎝의 간격만을 남긴 채 자동으로 닫혔다. 3㎝의 간격을 남긴 이유는 공기 순환을 위해서라고 한다.

더 뉴 C클래스는 운전을 거듭할수록 신뢰감이 상승했다. 시속 220㎞의 고속주행에서도 안정감 있게 달릴 수 있었다. 콤포트, 스포츠, 스포츠플러스, 인디비주얼 등 다섯 가지 주행모드는 차량 성격을 그때마다 바꿔줬다. 옵션별 차종 구성이 4종(4860만~5800만원)으로 경쟁차 모델보다 적은 것만 빼면 100점 만점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