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통화별 환전수수료율이 은행에 따라 최대 7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여름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은행별, 통화별 환전수수료율을 따져보고 환전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위안화는 신한銀, 동남아는 우리銀 가장 저렴
○은행별 환전수수료율 제각각

은행들은 30일 각 홈페이지에 환전수수료율을 처음으로 고시했다. 그동안은 통화별 환율만 고시하고, 환전수수료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고시된 수수료율을 보면 같은 통화라도 은행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인도네시아 루피아의 경우 국민은행은 14%의 환전수수료율을 매기는 반면 우리은행은 1.89%에 그쳤다. 수수료율 차이가 7배에 달하는 셈이다. 은행별로 해당 통화에 대한 수송수수료 등 비용과 마진 관련 정책이 다르기 때문이다.

수수료율은 원화를 외국 통화로 바꿀 때 적용하는 환율에 반영된다. 때문에 국민은행은 100루피아당 9.65원을 받지만, 우리은행은 8.63원이면 100루피아를 살 수 있다. 같은 금액의 원화를 가져가도 은행에 따라 살 수 있는 외국 통화 금액이 10%가량 차이가 난다는 의미다.

태국 바트는 은행에 따라 3배 이상 환전수수료율이 차이가 난다. 6개 시중은행 가운데선 우리은행이 2%로 가장 낮다. 농협은행은 6.5%로 가장 높다. 말레이시아 링깃은 농협은행이 1.9%로 가장 낮고, 국민·외환·하나은행은 6%다. 필리핀 페소도 2배까지 수수료율이 차이 났다. 전반적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의 경우 우리은행의 환전수수료율이 낮은 편이다.

반면 거래가 빈번한 미국 달러, 일본 엔, 유로, 중국 위안 등은 환전수수료율이 대동소이하다. 미국 달러는 모든 은행이 1.75%로 같다. 중국 위안은 신한은행이 5%로 가장 낮으며 외환·우리·하나은행은 7%다.

환전수수료율이 낮다고 해서 무조건 해당 은행에서 환전하는 것이 가장 유리한 건 아니다.

은행마다 다른 매매기준율이 높으면 환전수수료율이 낮아도 소비자에게 유리하지 않을 수 있다. 휴가시즌에는 은행마다 환전수수료율 할인 이벤트를 벌이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해외 현지 환전이 유리할수도

같은 은행이라도 통화 종류에 따라 환전수수료율이 크게 차이 나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환전수수료율이 높은 외국 통화는 국내에서 소액만 바꾸고 나머지는 달러나 유로 등으로 우선 바꾼 다음 현지에서 환전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100만원을 베트남 ‘동’으로 환전하면 약 1869만동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100만원을 달러화(약 968달러)로 바꾼 뒤 베트남 현지은행에서 다시 ‘동’으로 환전하면 국내에서보다 10% 정도 많은 약 2052만동을 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 달러로 바꾸는 데 붙는 수수료율은 1.75%로 낮지만 베트남 돈으로 환전하는 수수료율은 11% 안팎으로 높기 때문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