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직선제로 치러지는 홍콩 행정장관 선거의 후보자 추천 방식을 민주적으로 바꾸고자 시민운동단체가 주관한 ‘비공식 국민투표]에 78만여명이 참여했다.

이번 투표를 주관한 '센트럴을 점령하라'(이하 센트럴 점령)측은 20일 정오부터 29일 오후 10시(현지시간)까지 진행된 온·오프라 인 투표에 모두 78만7767명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센트럴 점령’ 측은 애초 10만∼30만 명이 투표 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투표 시작 후 두 시간 만에 10만여 명이 투표했고 이틀째에 참여자가 50만 명을 넘는 등 참 여율이 초반부터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번 투표는 2017년 선거 때 후보를 어떤 방식으로 선정해야 하느냐를 두고 학 계와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내놓은 세 가지 안을 대상으로 했으며 ‘센트럴 점령’ 측은 이번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방안을 정 부에 제안할 예정이다.

홍콩의 행정수반인 행정장관은 지금까지는 간선제로 선출됐으나 2017년 차기 선거 때부터 직선제로 치 러질 예정이다. 세 가지 안은 출마 희망자가 전체 유권자 중 어느 정도의 비율이나 규모로 추천을 받아야 하는지, 또 어떤 경로 로 추천을 받을 것인지 등의 세부 사항에는 차이가 있지만 일단 정해진 비율이나 규모 이상의 추천을 받은 사람은 누구나 다른 제 한 없이 행정장관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투표 결과는 민간운동단체가 실시한 것이라 법적 효력 은 없다. 그러나 ‘센트럴 점령’ 측은 높은 참여율이 ‘반중(反中) 인사’의 출마를 배제하겠다는 중국 당국에 태도 변화를 압박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투표 시작일에 국무원 홍콩·마카오 판공실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번 투표 가 불법이라는 점을 강조했으며 중국 관영 언론들도 연일 비판 보도를 하는 등 이번 투표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