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다" 재규어 F-type…스피드狂 스티브 매퀸의 숨결 오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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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석 기자의 car&talk
재규어 F-Type을 시승했다. 한밤중 인천공항 고속도로를 마음껏 달려봤다. 모처럼 맛보는 짜릿한 감정이었다. 비단 성능이 좋아서만이 아니었다. 재규어 F-Type에 담긴 역사와 그와 관련된 인물의 이야기까지 오롯이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재규어 설립자부터 흥미롭다. 그의 이름은 윌리엄 라이온즈다. 브랜드명이 재규어가 아니라 사자(라이온·Lion)여야 할 것만 같지만 어쨌든 재규어라고 명명했다. 그는 1935년 처음 등장한 재규어가 8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건재할 줄 알고 있었을까.
그런 면에서 F-Type은 확실히 큰 의미가 있는 차다. 화려한 옛 재규어의 영광을 21세기에 재현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영광의 무대는 르망 24시 내구레이스였다. 프랑스의 소도시인 르망에서 열리는 80년 역사의 유서 깊은 경기다. 24시간 동안 가장 서킷을 많이 달린 레이싱카가 우승하는 경주다. 재규어는 C-Type으로 1951년과 1953년에, D-Type으로 1955년부터 1957년까지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D-Type은 화려한 성적 못지않게 아름다운 디자인으로도 명성이 자자했다. 공기역학을 고려한 유선형의 디자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주차’라는 대접을 받기에 충분했다. 생산대수가 71대밖에 되지 않아 희소가치도 높았다. 1957년 D-Type의 양산형 모델의 등장은 많은 자동차 마니아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양산형이라 해도 생산대수는 16대에 불과했다. 모델명은 XKSS. 여기서 중요한 인물이 등장한다. 바로 기자의 우상 중 한 명인 스티브 매퀸이다. 영화배우이지만 실제 2륜, 4륜 가리지 않고 레이싱 대회에 참가했던 레이싱 선수이기도 했다. 그는 195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TV 스튜디오 주차장에 있던 재규어 XKSS를 보고 첫눈에 반했고, 주인을 설득해 차를 구매했다. 이 차량은 보디컬러가 화이트, 실내는 레드로 구성돼 있었다.
매퀸은 이 차를 몰아 튜닝숍 셔먼 오크스로 향했다. 그리고 보디컬러를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으로 바꾸고 인테리어는 블랙으로 바꿨다. ‘녹색 쥐(green rat)’라는 애칭도 붙여줬다. 그의 애마 목록에는 XKSS와 함께 1961년 출시된 D-Type의 후속 모델 E-Type도 있었다. 매퀸이 몰던 XKSS와 E-Type은 LA 경찰(LAPD)에게는 골칫거리였다. 레이싱 선수인 매퀸이 스피드광인 건 당연지사. LAPD는 그의 과속을 막느라 동분서주했다.
이런 E-Type의 21세기형 모델이 바로 F-Type이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이안 컬럼이 빚은 매력적인 디자인은 물론 레이싱 DNA까지 한껏 품은 F-Type이 성능 면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갖춘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보닛 안에 재규어가 한 마리 들어앉아 있는 듯 가속할 때마다 들려오는 우렁찬 울음소리는 운전자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이 차량에 적용된 첨단 기능과 경량화 기술을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F-Type은 명차의 계보를 잇는 가슴 뛰는 스포츠카다. 멋지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재규어 설립자부터 흥미롭다. 그의 이름은 윌리엄 라이온즈다. 브랜드명이 재규어가 아니라 사자(라이온·Lion)여야 할 것만 같지만 어쨌든 재규어라고 명명했다. 그는 1935년 처음 등장한 재규어가 8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건재할 줄 알고 있었을까.
그런 면에서 F-Type은 확실히 큰 의미가 있는 차다. 화려한 옛 재규어의 영광을 21세기에 재현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영광의 무대는 르망 24시 내구레이스였다. 프랑스의 소도시인 르망에서 열리는 80년 역사의 유서 깊은 경기다. 24시간 동안 가장 서킷을 많이 달린 레이싱카가 우승하는 경주다. 재규어는 C-Type으로 1951년과 1953년에, D-Type으로 1955년부터 1957년까지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D-Type은 화려한 성적 못지않게 아름다운 디자인으로도 명성이 자자했다. 공기역학을 고려한 유선형의 디자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주차’라는 대접을 받기에 충분했다. 생산대수가 71대밖에 되지 않아 희소가치도 높았다. 1957년 D-Type의 양산형 모델의 등장은 많은 자동차 마니아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양산형이라 해도 생산대수는 16대에 불과했다. 모델명은 XKSS. 여기서 중요한 인물이 등장한다. 바로 기자의 우상 중 한 명인 스티브 매퀸이다. 영화배우이지만 실제 2륜, 4륜 가리지 않고 레이싱 대회에 참가했던 레이싱 선수이기도 했다. 그는 195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TV 스튜디오 주차장에 있던 재규어 XKSS를 보고 첫눈에 반했고, 주인을 설득해 차를 구매했다. 이 차량은 보디컬러가 화이트, 실내는 레드로 구성돼 있었다.
매퀸은 이 차를 몰아 튜닝숍 셔먼 오크스로 향했다. 그리고 보디컬러를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으로 바꾸고 인테리어는 블랙으로 바꿨다. ‘녹색 쥐(green rat)’라는 애칭도 붙여줬다. 그의 애마 목록에는 XKSS와 함께 1961년 출시된 D-Type의 후속 모델 E-Type도 있었다. 매퀸이 몰던 XKSS와 E-Type은 LA 경찰(LAPD)에게는 골칫거리였다. 레이싱 선수인 매퀸이 스피드광인 건 당연지사. LAPD는 그의 과속을 막느라 동분서주했다.
이런 E-Type의 21세기형 모델이 바로 F-Type이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이안 컬럼이 빚은 매력적인 디자인은 물론 레이싱 DNA까지 한껏 품은 F-Type이 성능 면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갖춘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보닛 안에 재규어가 한 마리 들어앉아 있는 듯 가속할 때마다 들려오는 우렁찬 울음소리는 운전자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이 차량에 적용된 첨단 기능과 경량화 기술을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F-Type은 명차의 계보를 잇는 가슴 뛰는 스포츠카다. 멋지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