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통틀어 국내 ‘제1호 프로골프대회’인 야마하-한국경제 KPGA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7월10~13일)가 올해부터 인천 영종도 스카이72GC 하늘코스(파72)로 옮기면서 여자에 이어 남자도 메이저대회가 모두 서해안에서 열리게 됐다. 미국프로골프투어에서는 한 지역에서 잇따라 대회가 열릴 경우 지역명을 붙여 ‘웨스트 스윙’ 또는 ‘웨스트 코스트 시리즈’라고 부른다. 국내 메이저대회들이 잇따라 열리는 ‘서해안 시리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여자 이어 남자도…메이저 골프대회 '서해안 시리즈'
○남자 4대 메이저대회 서해안서 열려

지난달 시즌 첫 메이저대회로 열린 SK텔레콤오픈(총상금 10억원)이 스카이72 오션코스에서 막을 올려 ‘서해안 시리즈’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어 같은 골프장에서 하늘코스로 바꿔 ‘메이저 중의 메이저대회’인 2014 야마하-한국경제 KPGA선수권대회가 다음달 10일부터 나흘간 막을 올린다.

KPGA선수권은 올해부터 야마하와 한국경제신문이 공동 주최하면서 총상금을 5억원에서 두 배로 증액한 10억원으로 올렸고, 대회 코스도 수도권에서 접근이 쉬운 스카이72 하늘코스로 옮겼다. 한국경제신문은 올해 창간 50주년을 맞아 여자프로골프 선수권대회에 이어 남자 선수권대회까지 개최하게 됐다.

KPGA선수권보다 3개월 늦게 창설된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코오롱 제57회 한국오픈은 올해도 변함없이 충남 천안 우정힐스CC에서 오는 10월23~26일 치러진다. 여기에 시즌 최종전으로 열리는 제30회 신한동해오픈(11월6~9일)은 내년 프레지던츠컵 개최지인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GC에서 열린다.

○여자 대회도 ‘서쪽 쏠림’ 현상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이자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기아자동차 제28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7억원)이 지난주 인천 청라 베어즈베스트GC에서 열렸다. 한국여자오픈보다 역사가 오래된 선수권대회인 ‘메트라이프-한국경제 제36회 KLPGA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은 올해도 안산 대부도 아일랜드CC에서 9월18일부터 21일까지 개최된다. KLPGA투어 양대 메이저대회가 서해안에서 열리는 셈이다.

게다가 ‘슈퍼 이벤트’로 펼쳐지는 대회도 ‘서해안 스윙’이다. 국내 대회 최다 상금을 자랑하는 한화금융클래식(총상금 12억원)은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리조트에서 7월31일부터 8월3일까지 개최된다. 여기에 국내 유일의 미 LPGA투어인 ‘하나·외환챔피언십’(총상금 20억원)이 스카이72 오션코스에서 10월16~19일 펼쳐진다.

○왜 서해안으로 몰려드나

초특급 대회가 서해안으로 몰리는 이유는 교통이 편리하고 수만명의 갤러리를 수용하기 쉽기 때문이다.

서쪽은 인천공항 고속도로 등 신설된 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스카이72나 베어즈베스트, 아일랜드CC, 잭니클라우스GC 등을 서울에서 1시간 이내에 접근이 가능하다. 접근성이 좋다 보니 갤러리도 많이 몰려든다. 이들 골프장은 수만대의 차량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주차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주 한국여자오픈 마지막날에는 3만8000여명의 구름 갤러리가 코스를 가득 메웠다. 지난해 아일랜드CC에서 열린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에도 수만명이 몰려들었다.

과거 골프장이 용인, 이천, 여주, 강원도에 많이 생겼으나 최근 들어 서해안 쪽에 신흥 명문코스들이 대거 등장한 점도 골프대회의 ‘서(西)행’을 이끌었다.

○서해안 승자가 상금왕 오른다

남녀 모두 서해안 시리즈에서 최소한 1개 대회 이상 우승을 거머쥐어야 상금왕에 오를 수 있다. KPGA의 경우 지난해 한국오픈 우승자 강성훈이 상금왕에 올랐다. 서쪽에서 열리는 KPGA 4개 대회는 모두 각각 총상금 10억원을 내걸고 있는 초특급 메이저대회다. 4개 대회 총상금과 우승상금은 각각 40억원과 8억원이다. 지난해 강성훈은 4억7891만원으로 상금왕에 올랐다.

현재 상금랭킹 1위인 이기상의 상금 액수는 2억6481만원이다. 이 금액으로는 상금왕 타이틀을 거머쥐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서해안에 걸린 우승상금만 8억원이어서 ‘서해안 스윙’에서 올해 상금왕의 향방이 가려질 전망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