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고귀한 물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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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물장수 하면 북청물장수를 떠올리게 된다. 19세기 초에 등장해 6·25전쟁 직전까지 상수도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서울 지역에 물을 공급했다. 물장수는 서양에도 존재했다. 특히 스페인 세비야의 물장수는 디에고 벨라스케스(1599~1660)의 작품에 등장할 정도로 유명하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스페인에서 물장수는 구세주나 다름없었다. 그들은 목마른 서민에게 동전 한 닢을 받고 물잔을 건넸다. 그래서인가. 화가는 물장수를 마치 거룩한 성직자처럼 묘사했다. 그가 한 소년에게 내미는 투명한 유리잔은 미사 때의 성찬배 같다. 잔 속에는 무화과 열매를 넣어 물을 신선하게 유지시켜 주고 향기까지 선사하고 있다.
이 작품은 원래 스페인 왕궁에 걸려 있었다고 한다. 왕은 스스로 민중을 보듬는 구원자로서의 왕이 되고 싶었던 것일까.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스페인에서 물장수는 구세주나 다름없었다. 그들은 목마른 서민에게 동전 한 닢을 받고 물잔을 건넸다. 그래서인가. 화가는 물장수를 마치 거룩한 성직자처럼 묘사했다. 그가 한 소년에게 내미는 투명한 유리잔은 미사 때의 성찬배 같다. 잔 속에는 무화과 열매를 넣어 물을 신선하게 유지시켜 주고 향기까지 선사하고 있다.
이 작품은 원래 스페인 왕궁에 걸려 있었다고 한다. 왕은 스스로 민중을 보듬는 구원자로서의 왕이 되고 싶었던 것일까.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