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4%포인트 내리는 등 최근 주요 연구기관들이 잇따라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투자 소비 부진에 원화 강세로 수출까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꼭꼭 닫은 지갑 '내수 빙하기'] 성장률 전망 잇단 하향…현대경제硏, 4.0→3.6%로
현대경제연구원은 22일 ‘2014년 하반기 한국 경제의 하방위험’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민간소비와 건설투자의 회복세가 미약할 것으로 예상돼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0%(한국은행 통계개편 적용 신기준)에서 3.6%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GDP 증가율보다 1.1%포인트 낮은 2.5%로 예측됐다. 세월호 사고 여파는 줄어들겠지만 전세 가격 상승에 따른 가계빚 상환 부담, 노후 불안 지속 등으로 회복세가 약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설비투자는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율 상승,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 등으로 올 하반기 3.9%(전년 동기 대비)의 증가세를 보이겠지만 건설투자는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와 2012~2013년 건설수주 감소 등으로 2.1%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신규 취업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도소매·음식점업 및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 등 임금이 낮은 저부가가치 업종 중심이어서 소비 증가로 연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앞서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12일 세계 경제 회복세 약화와 원·달러 환율 하락, 소비부진 등을 이유로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5%에서 3.4%로 낮췄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금융연구원도 5월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낮춰 3.7%와 4.1%로 수정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12일 금융통화위원회의 직후 “4월 전망(4.0%) 이후 2~3개월간의 여건 변화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말해 다음달 한은의 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