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발(發) '갤럭시 쇼크'가 IT주에 번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이에 따른 여파가 증시를 뒤흔드는 것이다.

20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만2000원(1.66%) 떨어진 130만1000원에 마감했다. 장중 130만 원 선을 이탈했다가 장 마감 직전 130만 원에 턱걸이했다.

매도 상위 창구에선 외국계 증권사가 대거 포진해 매물을 쏟아냈다. 씨티그룹, JP모건, 크레디트스위스 등 외국계 창구에서 29만 여 건의 매도세가 나왔다.

지난 3월26일 130만 원 선을 이탈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까지 떨어졌다. 이번 주 들어서만 시가총액 10조7500억 원이 허공에 날아갔다.

이날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전기전자 업종 역시 1.82% 떨어졌다. 외국인이 이 업종에서만 2323억 원을 팔아치웠다.

삼성전기는 2.66% 폭락해 마감했다. 장중 5만830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김혜용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례없는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부진으로 삼성전기의 2분기 실적 역시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라며 “사라진 2분기 성수기 효과 때문에 최근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마트폰 부품주들도 줄줄이 약세였다. 파트론은 2.07% 떨어졌고 유아이엘은 1.28% 하락했다. 갤럭시S5 출시 당시 기대감에 4% 이상 급등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성적이 부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2분기 '어닝쇼크' 우려가 커진 탓이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이 8조 원을 밑돌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분기 영업이익이 8조 원 아래로 내려갈 경우 2012년 3분기 이후 8분 기 만에 8조 원 대 행진이 멈추는 셈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추정한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평균치는 8조8584억 원이다. 지난 6개월 전만 해도 10조3153억 원이었지만 3개월 전 9조3121억 원으로 낮아졌고 최근 또 다시 하향 조정됐다.

이아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라크 사태에 대한 불안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분기 원화 강세 영향으로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부진 가능성이 대두되며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