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의욕을 끌어낼 것인가] 2편. 인간성향에 숨겨진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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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갈림길
요즘 유행하는 최첨단 어드벤처 영화를 예로 들어보자. 두 세력이 주도권 다툼을 벌이거나 어딘가 먼 행성에서 외계인이 침략해오는 영화에서는 대개 몇 분에 한 번씩 폭발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대개는 핵폭탄 같은 최후의 보루가 남아 있으며, 그 발사 시점을 결정하는 임무를 맡은 사람이 등장한다.
잠시 상상력을 발휘해 당신에게 이 어마어마한 임무가 주어졌다고 생각해보라. 당신은 광활한 우주를 순찰하면서 몇 시간 동안 레이더를 들여다보던 중 뭔가를 봤다. 적어도 뭔가를 봤다고 생각이 든다. 반짝 하는 불빛이 순간적으로 지나갔는데, 장비는 전적으로 믿을 만한 게 못 된다.
그게 적군인지, 소행성이나 우주 쓰레기 같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잘못 본 건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신은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핵폭탄을 발사하고 모두를 전투태세로 몰고 갈 것인가,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계속 지켜만 볼 것인가.
당신의 선택에 따라 네 가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두 가지는 옳게 판단한 경우고 두 가지는 잘못 판단한 경우다. 첫째, 핵폭탄을 발사했고 적인 게 확실했다(이 경우 당신은 영웅). 둘째, 발사했는데 적이 아니어서 아군에게 항의를 받고 괜히 핵폭탄만 날렸다(핵폭탄은 한두 푼짜리가 아니다). 셋째,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다행히 그게 적이 아니었다. 넷째,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그 판단이 틀려서 순식간에 당신이 탄 우주선이 공격당했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흔히 신호 탐지(signal detection) 과제의 사례로 든다. 여기서 목표는 ‘신호(적)’와 ‘소음’을 성공적으로 구분해내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적을 보았는가, 보지 못했는가 또는 적이 정말 거기 있었는가(신호), 그냥 우주 쓰레기(소음)였는가를 구분하는 과제다.
이 질문에 ‘예’라고 대답했고 그 판단이 옳았다면 그야말로 적중이다. ‘예’라고 대답했는데 그 판단이 틀렸다면 오경보(false alarm) 또는 관여오류(error of commission)가 된다. ‘아니오’라고 대답했고 그 판단이 옳았다면 정기각(correct rejection)이지만, 만약 틀렸다면 탈루(miss) 또는 누락오류(error of omission)가 된다.
만약 그 임무를 맡은 사람이 성취지향적인 사람이라면 그는 아마도 발사를 감행할 것이다. 성취지향 목표를 추구할 때는 적중의 가능성에 특별히 민감해져서 꼭 한번 시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오믈렛을 만들고 싶으면 달걀을 깨야만 하고, 그러다 보면 달걀 껍데기가 들어갈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성취지향의 사람은 관여오류는 기꺼이 범할 의향이 있지만, 누락오류를 범하는 데는 주저한다. 성취지향형의 사람이 탈루, 그러니까 적이 실제로 거기 있었는데 발포하지 않은 경우만큼 싫어하는 것도 없다. 왜냐하면 그건 뭔가를 성취할 기회를 날려버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종류의 상황이 오면 성취지향의 사람들은 언제나 ‘예’라고 답한다. 여기서 이런 종류의 상황이란, 올바른 답이 명확하지 않고 어느 한쪽을 택해야만 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성취지향의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심리학자들이 이야기하는 관대함 편향(leniency bias)이 있다. 그래서 적중을 많이 내기도 하지만 오경보, 즉 관여오류도 많이 범한다. 적의 우주선을 격파할 가능성도 높지만 걸핏하면 발포하기를 좋아해서 아군을 쏠 가능성도 높다는 얘기다.
반면 안정지향의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신중하고 조심성이 많아서, 뭔가가 불확실할 때는 ‘아니오’라는 대답을 선호한다. 공연히 실수를 범해 바보가 될 위험을 감수하느니, 적을 보았다고 확신하기 전까지는 발포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안정지향형의 사람은 누락오류는 기꺼이 범할 의향이 있지만, 관여오류를 범하는 데는 주저한다.
이들은 운에 맡기고 일을 벌였다가 잘못되는 걸 피하고자 필사적이다. 현재 상태가 안전할 때 이들은 심리학자들이 이야기하는 보수 편향(conservative bias)을 나타낸다. 안전을 잃을 수도 있는 모험을 감수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이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안정지향형의 사람들이 적의 순찰선에 포격을 당했을 경우다. 이미 위험에 처했다고 생각하면 더는 신중하지 않다. 일단 재난이 닥쳤음이 확실한 이상 안전을 되찾는 데 필요한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감행하고 무슨 위험이든 감수할 것이다. 즉, 위험에 처했다고 생각했을 때 발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들이 바로 이들이다. 하지만 그건 극단적인 경우고,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신중하고 보수적인 태도를 고수한다.
이 사례를 통해 성취지향형의 사람들과 안정지향형의 사람들이 각각 선호하는 전략이 무엇인지를 이해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성취지향형은 ‘열망’을 통해 충족된다. 출세나 이익이 보장되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한편, 가능성을 차단하거나 기회를 무시하지 않음으로써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상황을 맞지 않으려는 전략이다.
성취지향형의 사람들은 일이 잘못될 가능성(단점)보다 일이 잘 풀릴 가능성(장점)을 염두에 두고 의사결정을 한다. 모든 의구심을 빛의 속도로 날려버리고 성공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때 의욕이 더 강해지고,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열의도 높아진다. 일이 잘되게 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설령 나쁜 짓을 해야 한다 해도 망설이지 않는다. 어떻게든 적중의 기회를 날려버리지 않으려고 여러 가지 대안을 생각해내고 고심한다.
인생을 축구에 비유한다면 이들은 점수를 내기 위해 온통 공격에만 집중하는 경기를 펼칠 것이다. 어쩌다 실수를 해 상대편에게 역습의 기회를 허용한다 하더라도 개의치 않는다. 양 팀이 모두 성취 중심적이라면 흥미진진한 장면이 여러 차례 연출되면서 점수가 많이 나는 경기를 관전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안정지향형은 ‘경계’를 통해 가장 잘 충족된다. 신중한 태도로 실수를 막음으로써 가진 걸 지키는 전략이다. 안정지향의 사람들은 의사결정을 할 때 일이 잘 풀릴 가능성(장점)보다 일이 잘못될 가능성(단점)을 진지하게 고민한다. 이들은 부주의 탓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할 때 의욕과 열의가 강해지며, 성공할 거라는 확신이 있을 때는 경계심이 오히려 낮아진다.
그래서 이들은 적절한 경계심을 유지하기 위해 아무것도 잘못되는 일이 없게 하려면 꼭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한다. 현실적인 계획을 세우고 그걸 고수하되, 지나치게 많은 대안을 고려하지 않는다. 각 대안이 실수를 저지를 수 있는 위험 요소가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인생을 축구에 비교한다면 이들은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칠 것이다. 상대편이 점수 내는 걸 막아 승리를 도모하고 바보 같은 실수를 저질러 패하지 않도록 실책 없는 경기를 운영한다. 양 팀이 모두 안정 중심적이라면 상당히 지루하고 점수가 안 나는 경기를 각오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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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하는 최첨단 어드벤처 영화를 예로 들어보자. 두 세력이 주도권 다툼을 벌이거나 어딘가 먼 행성에서 외계인이 침략해오는 영화에서는 대개 몇 분에 한 번씩 폭발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대개는 핵폭탄 같은 최후의 보루가 남아 있으며, 그 발사 시점을 결정하는 임무를 맡은 사람이 등장한다.
잠시 상상력을 발휘해 당신에게 이 어마어마한 임무가 주어졌다고 생각해보라. 당신은 광활한 우주를 순찰하면서 몇 시간 동안 레이더를 들여다보던 중 뭔가를 봤다. 적어도 뭔가를 봤다고 생각이 든다. 반짝 하는 불빛이 순간적으로 지나갔는데, 장비는 전적으로 믿을 만한 게 못 된다.
그게 적군인지, 소행성이나 우주 쓰레기 같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잘못 본 건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신은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핵폭탄을 발사하고 모두를 전투태세로 몰고 갈 것인가,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계속 지켜만 볼 것인가.
당신의 선택에 따라 네 가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두 가지는 옳게 판단한 경우고 두 가지는 잘못 판단한 경우다. 첫째, 핵폭탄을 발사했고 적인 게 확실했다(이 경우 당신은 영웅). 둘째, 발사했는데 적이 아니어서 아군에게 항의를 받고 괜히 핵폭탄만 날렸다(핵폭탄은 한두 푼짜리가 아니다). 셋째,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다행히 그게 적이 아니었다. 넷째,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그 판단이 틀려서 순식간에 당신이 탄 우주선이 공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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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에 ‘예’라고 대답했고 그 판단이 옳았다면 그야말로 적중이다. ‘예’라고 대답했는데 그 판단이 틀렸다면 오경보(false alarm) 또는 관여오류(error of commission)가 된다. ‘아니오’라고 대답했고 그 판단이 옳았다면 정기각(correct rejection)이지만, 만약 틀렸다면 탈루(miss) 또는 누락오류(error of omission)가 된다.
만약 그 임무를 맡은 사람이 성취지향적인 사람이라면 그는 아마도 발사를 감행할 것이다. 성취지향 목표를 추구할 때는 적중의 가능성에 특별히 민감해져서 꼭 한번 시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오믈렛을 만들고 싶으면 달걀을 깨야만 하고, 그러다 보면 달걀 껍데기가 들어갈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성취지향의 사람은 관여오류는 기꺼이 범할 의향이 있지만, 누락오류를 범하는 데는 주저한다. 성취지향형의 사람이 탈루, 그러니까 적이 실제로 거기 있었는데 발포하지 않은 경우만큼 싫어하는 것도 없다. 왜냐하면 그건 뭔가를 성취할 기회를 날려버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종류의 상황이 오면 성취지향의 사람들은 언제나 ‘예’라고 답한다. 여기서 이런 종류의 상황이란, 올바른 답이 명확하지 않고 어느 한쪽을 택해야만 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성취지향의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심리학자들이 이야기하는 관대함 편향(leniency bias)이 있다. 그래서 적중을 많이 내기도 하지만 오경보, 즉 관여오류도 많이 범한다. 적의 우주선을 격파할 가능성도 높지만 걸핏하면 발포하기를 좋아해서 아군을 쏠 가능성도 높다는 얘기다.
반면 안정지향의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신중하고 조심성이 많아서, 뭔가가 불확실할 때는 ‘아니오’라는 대답을 선호한다. 공연히 실수를 범해 바보가 될 위험을 감수하느니, 적을 보았다고 확신하기 전까지는 발포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안정지향형의 사람은 누락오류는 기꺼이 범할 의향이 있지만, 관여오류를 범하는 데는 주저한다.
이들은 운에 맡기고 일을 벌였다가 잘못되는 걸 피하고자 필사적이다. 현재 상태가 안전할 때 이들은 심리학자들이 이야기하는 보수 편향(conservative bias)을 나타낸다. 안전을 잃을 수도 있는 모험을 감수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이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안정지향형의 사람들이 적의 순찰선에 포격을 당했을 경우다. 이미 위험에 처했다고 생각하면 더는 신중하지 않다. 일단 재난이 닥쳤음이 확실한 이상 안전을 되찾는 데 필요한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감행하고 무슨 위험이든 감수할 것이다. 즉, 위험에 처했다고 생각했을 때 발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들이 바로 이들이다. 하지만 그건 극단적인 경우고,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신중하고 보수적인 태도를 고수한다.
이 사례를 통해 성취지향형의 사람들과 안정지향형의 사람들이 각각 선호하는 전략이 무엇인지를 이해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성취지향형은 ‘열망’을 통해 충족된다. 출세나 이익이 보장되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한편, 가능성을 차단하거나 기회를 무시하지 않음으로써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상황을 맞지 않으려는 전략이다.
성취지향형의 사람들은 일이 잘못될 가능성(단점)보다 일이 잘 풀릴 가능성(장점)을 염두에 두고 의사결정을 한다. 모든 의구심을 빛의 속도로 날려버리고 성공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때 의욕이 더 강해지고,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열의도 높아진다. 일이 잘되게 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설령 나쁜 짓을 해야 한다 해도 망설이지 않는다. 어떻게든 적중의 기회를 날려버리지 않으려고 여러 가지 대안을 생각해내고 고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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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안정지향형은 ‘경계’를 통해 가장 잘 충족된다. 신중한 태도로 실수를 막음으로써 가진 걸 지키는 전략이다. 안정지향의 사람들은 의사결정을 할 때 일이 잘 풀릴 가능성(장점)보다 일이 잘못될 가능성(단점)을 진지하게 고민한다. 이들은 부주의 탓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할 때 의욕과 열의가 강해지며, 성공할 거라는 확신이 있을 때는 경계심이 오히려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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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축구에 비교한다면 이들은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칠 것이다. 상대편이 점수 내는 걸 막아 승리를 도모하고 바보 같은 실수를 저질러 패하지 않도록 실책 없는 경기를 운영한다. 양 팀이 모두 안정 중심적이라면 상당히 지루하고 점수가 안 나는 경기를 각오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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