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중계사업 이젠 황금알 아니네…SBS 신저가 '자살골'
월드컵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SBS가 신저가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7일 SBS는 1050원(3.55%) 하락한 2만85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2011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SBS는 각종 중계권을 보유하고 있어 대형 스포츠 행사가 있을 때마다 수혜주로 거론되지만 올해는 2월 동계올림픽과 지난주 브라질 월드컵 개막에도 불구하고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작년 말 4만1600원이던 주가는 6개월 새 31% 급락했다.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 주가도 올 들어 25.8% 하락했다.

광고시장 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이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SBS의 영업이익이 220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급감한 데 이어 올해는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거 수익원으로 꼽혔던 스포츠 중계사업도 오히려 이익을 갉아먹는 악재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주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소치 동계올림픽 때도 광고 및 중계권 판매수입보다 방송제작비가 많이 소요된 탓에 100억원(별도 기준)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면서 “월드컵의 경우 2002년을 제외하곤 사실상 실적에 크게 도움이 된 적 없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주요 경기가 새벽시간에 열려 광고단가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대비 20%가량 더 낮아질 것이란 지적이다. 이현정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 세월호 사고에 따른 드라마 결방 등의 여파가 남아있어 2분기 실적도 저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 대표팀의 성적이 좋을 경우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한국 대표팀이 16강 진출에 성공하면 다음달까지 경기가 연장되면서 추가적인 광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대표팀의 경기 성적이 단기적인 주가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