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캐스 사장 "통상임금 확대가 한국보쉬 경쟁력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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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임금도 일부 서유럽보다 높아
좋은 제품 싸게 만들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일자리 지킬 수 있어
저탄소협력금제 도입도 한국에선 효과 적을 것
좋은 제품 싸게 만들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일자리 지킬 수 있어
저탄소협력금제 도입도 한국에선 효과 적을 것
“통상임금 확대는 한국보쉬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다.”
헤르만 캐스 한국로버트보쉬 사장(사진)은 1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상임금 확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정기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 포함돼 인건비가 지금보다 상승하면 유럽은 물론 중국, 태국 등 아시아권 다른 나라 보쉬 현지법인과의 경쟁에서 뒤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캐스 사장은 “한국보쉬 근로자의 임금은 터키는 물론 루마니아 등 동유럽보다 훨씬 높을 뿐 아니라 일부 서유럽 지역보다도 약간 높은 수준”이라며 “수익성과 일자리를 유지하려면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보쉬 노조에서는 정기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작년 말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대로 임금체계를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통상임금 범위를 넓힐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또 다른 외국계 자동차 부품업체인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 노사가 최근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한 것과 대비된다.
캐스 사장은 “보쉬 부품을 구매하는 자동차 제조사들은 질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사고 싶을 뿐, 그 제품이 어디에서 생산됐는지는 관심이 없다”며 “한국 공장은 중국과 태국 공장을 비롯해 다른 보쉬 공장과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조의 힘이 강한 독일에서도 1960~1970년대에는 노사 갈등이 잦았지만 1980년대 이후 노조도 전 세계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분쟁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환경부가 도입을 추진 중인 저탄소협력금제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캐스 사장은 “현재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제도 도입에 대한 찬반 의견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보조금 지원 없이 열린 경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이산화탄소 배출가스 규제가 충분히 엄격한 만큼 소비자들이 가장 경제적인 해법을 찾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그는 “협력금 제도가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알 수 없지만, 이와 유사한 제도를 운영 중인 프랑스를 보면 큰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며 “한국 소비자들이 보조금 혜택을 주는 소형차를 선호할 수도 있지만, 한국은 전통적으로 큰 차가 인기 있는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올해로 한국 진출 25주년을 맞은 한국보쉬는 연료직분사시스템, 스타트&스톱시스템 등 연료 절감 장치들을 생산해 현대·기아자동차 등에 납품하고 있다. 전동공구와 보안시스템 사업도 운영 중이다.
독일 뮌헨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캐스 사장은 1989년 보쉬그룹에 입사한 뒤 자동차부품사업부에서 영업담당과 마케팅담당 수석부사장을 거쳐 2010년부터 한국 법인장을 맡고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헤르만 캐스 한국로버트보쉬 사장(사진)은 1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상임금 확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정기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 포함돼 인건비가 지금보다 상승하면 유럽은 물론 중국, 태국 등 아시아권 다른 나라 보쉬 현지법인과의 경쟁에서 뒤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캐스 사장은 “한국보쉬 근로자의 임금은 터키는 물론 루마니아 등 동유럽보다 훨씬 높을 뿐 아니라 일부 서유럽 지역보다도 약간 높은 수준”이라며 “수익성과 일자리를 유지하려면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보쉬 노조에서는 정기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작년 말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대로 임금체계를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통상임금 범위를 넓힐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또 다른 외국계 자동차 부품업체인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 노사가 최근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한 것과 대비된다.
캐스 사장은 “보쉬 부품을 구매하는 자동차 제조사들은 질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사고 싶을 뿐, 그 제품이 어디에서 생산됐는지는 관심이 없다”며 “한국 공장은 중국과 태국 공장을 비롯해 다른 보쉬 공장과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조의 힘이 강한 독일에서도 1960~1970년대에는 노사 갈등이 잦았지만 1980년대 이후 노조도 전 세계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분쟁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환경부가 도입을 추진 중인 저탄소협력금제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캐스 사장은 “현재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제도 도입에 대한 찬반 의견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보조금 지원 없이 열린 경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이산화탄소 배출가스 규제가 충분히 엄격한 만큼 소비자들이 가장 경제적인 해법을 찾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그는 “협력금 제도가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알 수 없지만, 이와 유사한 제도를 운영 중인 프랑스를 보면 큰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며 “한국 소비자들이 보조금 혜택을 주는 소형차를 선호할 수도 있지만, 한국은 전통적으로 큰 차가 인기 있는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올해로 한국 진출 25주년을 맞은 한국보쉬는 연료직분사시스템, 스타트&스톱시스템 등 연료 절감 장치들을 생산해 현대·기아자동차 등에 납품하고 있다. 전동공구와 보안시스템 사업도 운영 중이다.
독일 뮌헨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캐스 사장은 1989년 보쉬그룹에 입사한 뒤 자동차부품사업부에서 영업담당과 마케팅담당 수석부사장을 거쳐 2010년부터 한국 법인장을 맡고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