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법인이 지난 1분기 시중에 적극적으로 돈을 풀었지만 가계와 기업은 소비와 투자를 늘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14년 1분기 중 자금순환’에 따르면 금융법인이 지난 1분기에 비금융부문(가계 및 비영리단체, 비금융법인, 일반정부)에 공급한 자금은 62조5000억원으로 전분기(26조80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전년 동기(37조1000억원)에 비해서도 25조원 이상 증가했다. 금융사들이 대출과 유가증권 등을 통해 자금 수요가 있는 곳에 돈을 활발히 공급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지난 1분기 소비와 설비투자는 부진했다. 가계의 경우 자금잉여 규모(자금운용-자금조달)가 25조3000억원으로 전분기(15조6000억원)보다 10조원가량 늘어났다. 소비증가율이 소득증가율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 가계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반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4.4% 느는 데 그쳤다.

기업의 자금 부족 규모는 작년 4분기 8조9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6조4000억원으로 줄었다. 이는 그만큼 투자가 부진했다는 의미다. 실제 1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분기보다 1.9%포인트 둔화됐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